반려견을 위한 유전자 검사

개(Canis lupus familiaris)는 식육목 개과에 속하는 동물로 회색 늑대(Canis lupus)의 아종입니다.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 결과 현대의 개와 회색 늑대는 약 10만 년 전에 분화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최근 화석을 이용한 연구에서는 3만 5천 년 전에 분화되었을 것이라고도 합니다. 개과의 늑대, 코요테, 자칼, 개는 서로 자유롭게 교잡할 수 있으며 이들의 잡종 역시 번식력을 유지하기 때문에 개는 "아종" 입니다. 인간이 처음 가축으로 삼으면서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고, 더 나아가 인간의 소외현상을 개선하고, 공동체 생활의식 향상에도 이바지하면서 "반려견"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현재의 반려견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인간에 의해 계속 "품종 개량"되었습니다. 품종을 공인받기 위해 특정한 특징만을 남기는 과정에서 유전자 병목현상이 있었고, 이로 인해 적절한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유전적으로 취약한 질병을 갖게 되었습니다. 순종 반려견을 선호하는 경향은 근친 교배를 심화시켰고, 유전병이 빈번하게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반려견의 유전병으로 고관절 이형성증(Hip dysplasia), 슬개골 탈구(Patellar Luxation), 퇴행성 골수염(Degenerative Myelopathy), 백내장(Cataract) 등이 있고, 일부는 퇴행성으로 반려견 노년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퇴행성 유전질환 가운데 하나인 슬개골 탈구 - 왼쪽 정상)

반려견의 건강 역시 인간과의 삶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유전병 여부를 사전에 알 수 있다면, 건강 관리, 교배 계획에 참고할 수 있습니다. 특히, 퇴행성 유전 질환의 경우 발병 전 예방하는 조치를 하거나, 발병 초기에 대응하여 증세가 심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한 반려견 유전자 검사 서비스가 최근 국내외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직접 고객에게 제공하는(DTC, direct to customer) 인간 유전자 검사 서비스가 각종 규제로 인해 활성화 어려운 것과 비교하여, 반려견 대상은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과학적 합리성에 근거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요.

웹에서 검색해 본 국내외 반려견 유전자 검사 서비스 현황입니다.



이들 서비스는 반려견 유전 질환에 대한 검사와 함께 혈통검사, 품종판별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MyDogDNA의 경우에는 "Puppy search engine" 이라는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유전자 검사 결과와 함께 교배 프로그램으로 원하는 형질을 얻을 수 있는 짝을 추천하기도 합니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사료회사 로얄캐닌(Royal Canin)은 혈통정보, 표현형정보, 유전자 검사 결과를 통합하여 맞춤형 사료를 추천하는 고급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들 서비스는 유전자 검사를 위한 유전좌위(locus)를 어떻게 정했을까요? 생물종별 유전 질환 데이터베이스를 참고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간을 위한 유전 질환 데이터베이스로 OMIM(Online Mendelian Inheritance in Man) 이 있고, 대표적인 NCBI 데이터베이스 가운데 하나입니다. 유사하게 동물을 위한 데이터베이스로 OMIA(Online Mendelian Inheritance in Animal) 가 있습니다. 135여 개의 동물 종에 대한 유전 질환, 연관된 유전자 혹은 유전좌위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상했던 것처럼 "Dog"의 정보가 가장 많습니다. 반려견에서 원인 유전변이가 알려진 유전형질 혹은 유전 질환은 2018년 8월 현재 243개입니다.


(동물 유전 질환 정보 데이터베이스인 OMIA 홈페이지 http://omia.org)

반려견의 주요한 유전 질환에 대한 새로운 유전좌위를 찾기 위한 전장유전체 연관분석 (GWAS, Genome-wide association analysis) 연구도 활발합니다. 최근 150품종, 4,224개체, 고관절 이형성증을 포함한 7개 복합 질환에 대한 GWAS 연구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Jessica et al., Complex disease and phenotype mapping in the domestic dog., Nature Communications 2016).

하지만, 아직은 기반 연구가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우리와 가장 가까운 생물 종이며, 친구이고, 가족이기도 한 반려견이 유전 질환으로 고생하지 않고, 건강하게 함께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유전 질환, 종합적인 데이터 분석 연구 등이 필요합니다. GWAS를 비롯한 다양한 연구로 유전 질환과 연관된 유의한 유전변이를 찾아내면 이를 유전자 검사로 확인하여 반려견 유전 질환 여부를 사전에 알 수 있거나, 교배 프로그램에서 관리할 수 있습니다. 퇴행성 유전 질환의 경우 사전에 예방하거나, 초기에 집중 치료함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고 반려견 노후 삶 질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연구성과로 반려견과 우리의 건강한 삶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인실리코젠은 반려동물연구사업단에 참여하여 "반려견 퇴행성 조기진단 바이오마커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본 블로그를 통해 지속적으로 연구 성과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응원 부탁드립니다.


데이터사이언스센터 센터장 김형용



Posted by 人Co

2018/08/27 17:27 2018/08/2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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