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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7 17:06 2019/04/1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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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에 대한 小考


언제부터 미세먼지란 말이 대중화가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삼척동자도 알고 있을 정도로 모두에게 친숙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요즘 유튜브 검색을 하면 통계자료 기반의 신뢰성 정보들을 찾을 수 있는데, 불과 3~4년 전만 해도 미세먼지의 주범은 "고등어"라는 유언비어가 유행할 정도로 미세먼지에 대한 무지와 공포로 제대로 된 정보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2016년에 미세먼지와 오존의 발생원인을 찾기 위한 NASA와 환경부 공동조사가 TV 다큐멘터리로 방영된 적이 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미세먼지의 원인은 무차별적인 산업화로 발생한 오염원으로 알려졌었기에 NASA와 체계적인 원인분석의 과정을 거쳐 결국 범인은 "중국"이란 결과를 예상했었습니다.

그러나 조사결과는 기대와 달리 미세먼지 발생원인은 무엇인지 모르고, 중국의 영향은 40%를 넘지 않는다는 놀라운 결과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1) 지금이야 많은 조사 자료들이 발표되면서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대기질 조사와 미세먼지 연구가 진행되어왔었고, 시계열 조사에 의하면 20~30년 전이 지금보다 몇 배는 더 대기질이 심각했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이 알고 있을 겁니다.

최근 언론이나 유튜브를 보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이 국내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이 중국의 영향이 크다는 결론이 많은 것 같은데, 2017년 한미 협력 국내 대기질 공동조사 결과도 국내 원인이 52%, 국외 원인이 48%로 나온 것으로 보아 중국이 문제는 맞긴 한 것 같습니다. 2) 최악의 미세먼지가 연일 계속되었던 지난달 언론에 나왔던 중국발 미세먼지 위성사진은 가히 대륙의 거대함과 함께 공포 조성에 효과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 큰 땅덩어리의 반 이상이 미세먼지로 덮여있는 사진을 보면 대기오염으로 중국은 곧 망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위협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보도는 근거 없는 잘 못된 내용이라는 환경단체의 비난이 바로 나왔었고, 지금은 이와 유사한 자료가 사용되진 않는 것 같습니다. 참고되었던 위성사진 자료는 어스널스쿨이란 사이트의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인공위성의 실시간 상황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고 전 세계 바람의 흐름을 보여주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3) 어스널스쿨 운영자도 사람들의 요구로 미세먼지 유사 데이터를 반영해 극적으로 표현한 것이지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연구 목적으로 만든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NASA와의 공동조사에서도 인공위성, 항공장비, 지상 관측장비를 이용해 종합적 분석을 했었고, 위성자료 만으론 지상의 미세먼지 추정이 아직까진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림 1] 어스널닷컴 미세먼지 적용 시뮬레이션 결과 (출처:https://earth.nullschool.net)

어스널스쿨에 들어가면 정말 잘 만든 프로그램이란 느낌이 들고, 전 세계 기상 데이터를 보유한 미국이란 나라의 어마어마함도 새삼 느낄 수 있었지만,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사용하는 것은 잘못된 국민 의식을 조장할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해야 하고 덮어놓고 중국 탓으로 돌리기보다는,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인식의 변화를 위해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하고 상호 협력을 위한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은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아주대 예방의학과에 재직 중이며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장재연 교수는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에 대한 정책 방향을 지적하고, 잘 못 된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주고 있다는 주장을 다양한 언론을 통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견 중에 대표적인 것이 환경부에서 내놓은 미세먼지 국민행동요령 중 미세먼지가 심한 날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부분에서 마스크가 미세먼지 흡입을 막는데 큰 효과가 없으며 노약자의 경우 되려 해로울 수 있다고 합니다. 마스크 사용을 반대하는 이유를 들어보면 정말 공감할 수밖에 없는데요! 미세먼지 발생원인이 화석연료 사용과 소각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한 번 사용한 마스크는 재사용할 수 없어 소각장에서 소각되고, 소각된 마스크는 미세먼지가 다시 발생시키고, 이를 막기 위해 마스크를 다시 쓰는 악순환이 계속되기 때문에 잘못된 조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4)


[그림 2] AQI 미세먼지 행동요령 (출처:https://www.airnow.gov/index.cfm?action=particle_health.index)

미국의 미세먼지 행동요령(AQI)을 보면 국내와 달리 마스크를 착용하라거나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라는 말은 없으며 활동을 줄이라는 내용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5) 미국은 대기질이 한국에 비해 좋으니까 그렇겠지라는 생각도 들지만 20년 전 국내 대기질이 더 좋지 않았음에도 지금보다 그때가 야외활동이 많았던 것을 보면 지금 우리의 반응이 너무 유난스러운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장재연 교수는 마스크 지급이나 전기차 보조금을 늘리는 것보다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예산을 산업체의 미세먼지 발생 단속과 감시를 위한 보조금 지원을 현실화하는 것이 미세먼지 저감에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합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 정부에서 발표하는 것을 들으면 중국과 북한발 미세먼지와 대기정체가 자주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기상요인은 하늘의 뜻이니 정부로서도 뚜렷한 대책을 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국외 요인은 중국이 원흉일 텐데 중국의 경우 2013년 이후 이전보다 30~40% 감축한 상태이고 앞으로도 더 드라마틱한 감축 성과를 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게다가 올 11월 한.중.일 미세먼지 공동연구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란 환경부의 반가운 소식을 들었는데, 아마도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외교적 협력이 전격 진행될 것으로 기대되며 미세먼지의 국외 기여도는 상당 부분 감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국내 미세먼지 감축은 국내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실질적인 문제 해결 방안이 아닐까 싶습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최근 정부와 많은 연구기관에서 미세먼지 원인 규명과 감축을 위한 연구와 정책들이 진행 중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우리도 일본처럼 미세먼지 청정구역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으며, 일본은 어떻게 해결했고 유지하고 있는지를 배운다면 그 시기도 앞당길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림 3] OECD 주요국가 1인당 전력소비량 (출처: IEA, 「Key World Energy Statistics)  

대기질이 서울 못지않게 나빴던 도쿄의 경우 2003년 NO 디젤 정책을 시행하면서 단시간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미세먼지 감축 효과를 이루어 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 수립과 엄중한 규제와 단속이 있었고, 정책에 발맞추어 경유차에 대한 수요를 줄이는 방향으로 자동차 산업구조도 변화하면서 극적인 효과를 이루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6) 게다가 후쿠시마 사태 이후 핵발전의 비율이 제로에 수렴하면서 화력 발전 비율이 80%까지 증가했음에도 화력/석탄 발전의 비율보다는 LNG와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면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아무리 미워도 역시 일본은 일본이구나' 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고, 1인당 전력소비량을 보더라도 신기하게 일본이 한국보다 훨씬 적은 것을 보면 국민적 노력도 상당했을 것으로 보입니다.7) 물론 주거당 전력 소비량은 한국이 일본의 반밖에 되지 않는 걸 보면 국내 산업체 전력 소비 구조가 국내 전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혁 대상으로 보입니다.

미세먼지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정부 정책만으로 불가능하고 국민 전체의 의식변화와 노력이 동반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은 다들 공감하고 있을 것입니다. 국민 비용 부담이나 기업과 경제 발전을 위해 정책 변화를 두려워하기엔 우리가 맞닥뜨린 환경문제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인 것 같습니다. 경제 이론을 보면 편익과 기회비용은 반비례한다고 합니다. 우리의 편익은 줄이지 않으면서 기회비용만 줄이고자 한다면 미세먼지 감축은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바로 할 수 있는 일들은 바로 실행해야 할 때입니다. 전기 사용도 줄여야 하고 경유차 수요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전기의 경우 특히 아껴야 하는 주체는 기업이 되어야 하고, 국가 차원의 신재생 에너지 투자도 늘려야 하고, 신재생 에너지에 의한 전력공급 증가를 위한 국민 전체의 공감과 지지가 필요해 보입니다. 과학과 환경의 문제를 정쟁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어리석은 행동도 이제 그만두고 현재를 직시했으면 합니다.

이상 미세먼지가 계속 기승을 부렸던 지난 몇 주를 되새기며 두서없이 짧은 소견을 적어보았습니다.

참고자료

1) 경항신문 보도자료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707191557011 
2) BBC 보도자료 : https://www.bbc.com/korean/news-43524873 
3) 어스널스쿨 : https://earth.nullschool.net/ 
4) 장재연의 미세먼지 이야기 : http://kfem.or.kr/?p=188412 
5) AQI 미세먼지 행동요령 : https://www.airnow.gov/index.cfm?action=particle_health.index 
6) 매일경제 보도자료 : https://www.mk.co.kr/news/world/view/2016/06/394323/ 
7) 국가별 1인당 전력 소비량 : http://www.index.go.kr/unify/idx-info.do?idxCd=4102&clasCd=7 

작성 : 대전지사 양성진 책임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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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1 09:15 2019/04/1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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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생물학 분야에서 컴퓨터 안에서 설계되어 작동하는 가상 세포(virtual cell)라는 개념이 있다. 단백질과 DNA, RNA 같은 분자물질 수준에서 생명현상을 연구하는 실험실 연구 방식과 달리, 세포의 대사 전반적인 과정을 컴퓨터로 구현해 생명 현상을 연구하고, 이를 미생물 공학에 응용하려는 방법이다. 이와 같이 세포는 사이버 공간에서 존재하므로, 소프트웨어는 세포의 대사 과정을 구현하는 중요한 연구 도구로써 사용되고 있다. 세포의 유전자 형질을 바꾸는 작업을 프로그래밍에 비유할 수 있는데, 즉 특정 대사 기능을 하는 DNA를 하나의 회로 설계로 간주하고, 이를 전자기기 논리회로 설계처럼 할 수 있는 합성생물학 프로그래밍 언어가 개발되었다.

"Cello" 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는 미국 MIT의 합성생물학자인 Christopher Voigt와 보스톤대학, 미국표준기술연구소(NIST) 등의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생명체 DNA 회로 설계를 자동화하는 프로그램이다. 전자회로 프로그래밍 언어인 'Verilog'를 응용하여 세포의 유전자 회로를 설계하고, 이를 세포 내에 구현해 그 기능을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림 1] cello logo (출처:http://cellocad.org)

유전자 회로 구성의 기본 원리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인자와 그 발현의 산물을 또 다른 유전자 회로의 활성인자(activator)나 억제인자(repressor)로 사용하게 하는 것이다. 유전자 회로의 입력으로는 산소, 당, 빛, 온도, 산성 등과 같은 환경 조건과, 다른 환경 조건을 탐지하는 감지인자를 직접 설계하여 줄 수 있다. 이러한 과정으로 활성화 및 생물학 반응을 일으키는 활성인자를 조합함으로써, 특정 대사 기능 유전자 회로를 설계할 수 있다. 이런 입력과 산출 과정에서 마치 전자회로 게이트들의 스위치 온/오프(on/off)와 같이 여러 유전자의 활성을 일으키거나 억제를 하면서 특정 반응의 회로를 구성하게 된다.

예를 들어, 두 개의 신호가 들어와 두 종류의 단백질을 발현하게 하고 그 발현된 두 종류의 단백질 모두가 합쳐져서 어느 다른 유전자 발현을 활성화하면 'AND 게이트'가 되고 억제하면 'NAND 게이트'가 되고, 둘 중 하나의 단백질만 가지고도 ON을 시킬 수 있으면 'OR 게이트'가 되는 원리이다.

유전자 회로 프로그래밍 언어는, 일반적인 프로그래밍 언어가 0, 1의 기계어로 번역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DNA 염기서열로 번역되고, 유전자 회로의 염기서열을 실제의 미생물 세포에 삽입해 실제로 설계에서 의도한 형질이 발현되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림 2] cello 프로그래밍 과정 (출처:http://cellocad.org)

이번 연구성과는 전자기기 논리회로 설계 방식과 마찬가지로 유전자 논리회로를 간편하게 구성할 수 있음을 보였다. 이는 유전자 회로도 결국에 활성화(activation)와 억제(repression) 등의 간단한 이진법적 스위치로 조절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를 이용하여, 자동차를 실제 제작하기에 앞서 컴퓨터 가상 공간에서 세부 내용을 설계해 성능을 미리 확인해보듯이, 세포 생명의 부품이 되는 유전자 회로들을 프로그래밍 언어로 설계해 논리적 연산의 작동을 확인해봄으로써 살아 움직이는 세포의 새로운 형질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유전자를 변형해 대사 과정을 바꿈으로써 유용한 약물이나 희귀물질, 에너지 연료를 생산하는 미생물을 개발하는 과정은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치며 이뤄지게 마련인데, 특정 대사 기능의 유전자 회로를 미리 설계하고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함으로써 실제 미생물 실험의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또한, 단순히 시간과 비용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냥 생물학적으로 생각만 해선 설계하기 어려운 복잡한 회로들도 만들어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해볼 수 있고, 최종 후보들에 대해 실제 실험을 할 수도 있다.

이처럼 감지와 반응의 유전자 회로를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다면, 종양을 감지하면 약물을 분비하는 장내 미생물이나, 부산물의 독성이 많아지면 발효 과정을 스스로 멈추는 이스트 세포들 같은 유용한 물질을 분비 및 생산하는 미생물 같은 것을 만들 수 있으므로, 생물공학 분야에서 상당한 쓰임새가 있을 것이다.

더 정교한 회로들이 만들어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것에서, 유전자 회로 설계의 자동화 기법이 합성생물학 분야에서 대표적인 연구결과가 될 만하다고 평가받았다. 앞으로 더 많은 회로를 제작하고 그 많은 회로가 서로 연결되어 더욱 복잡한 조절/대사 회로(regulatory/metabolic circuit)를 만들어가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과거 (주)인실리코젠에서도 합성생물학 유전자 회로 디자인 및 관리를 위헌 시스템을 구축한 적이 있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유전자(DNA) 단위로 모듈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후 회로도를 직접 디자인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사례이다. 이는 유전자회로 구성 방법에 관해서 관심과 시행착오를 겪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림 3] 인실리코젠에서 구축한 유전자 회로 디자인 및 관리 시스템 (PartBank) 화면, 2014

생물 프로그래밍 기법은 복잡한 생물학 전문지식을 갖추지 못한 비전문가도 프로그래밍 언어의 도움을 받아서 원하는 기능의 유전자 회로를 손쉽게 설계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는 유용한 물질을 생산하는 ’세포 공장’의 활용 영역이 더욱 넓어지리라는 기대와 함께 바이오 해저드와 같은 안전과 환경 문제에 대한 우려와 대책도 더욱 필요해짐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cello가 제시한 아이디어와 시스템 구축 경험을 잘 조합한다면, 다른 관점에서 생물을 정보화하는 재미있는 무언가를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http://cellocad.org 
http://scienceon.hani.co.kr/385489 
https://youtu.be/SLn_SkL7vkQ <참조 3. Cello 데모영상>

작성 : 대전지사 신동훈 개발자


Posted by 人Co

2019/03/28 09:47 2019/03/2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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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어려운 이야기만 했으니, 이번에는 조금 가벼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20대 중반 생물정보학을 해보겠다며 (주)인실리코젠에 입사한 지도 벌써 10년이 되었습니다. 한 조직에서 10년 동안 머물면서 불만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을 머물고 있다는 것은 제가 회사에 느낀 단점보다 장점이 더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최신 연구 트렌드와 급속히 발전해 나가는 생물정보 분야의 요구에 맞춰 끊임없이 발전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한 해 한 해 발전해 나갈 수 있었다" 와 같은 틀에 박힌 말은 한 줄이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저는 (주)인실리코젠의 복지 제도 중 육아에 도움이 되었던 두 가지를 저의 이야기와 함께 이야기와 함께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유연 근무제

회사 업무에 바쁘게 사느라 주위 사람들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이대로 홀로 30대를 넘어 40대, 50대를 돌파할 것만 같은 시절에 지금의 제 아내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 아내는 80세 되시는 아버지를 홀로 모시는 늦둥이 외동딸이었습니다. 짧은 연애 기간에 결혼을 결심하고 신혼집을 알아보게 되었을 때, 저는 아내를 위해 장인어른을 모시고 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저의 결정과는 다르게 지금 사시는 집에서 혼자 지내는 게 더 편하시다는 장인어른의 강력한 주장으로 결국 몇 블록 안 떨어진 곳에 신혼집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어머니를 위해 홀로 계신 외할머니를 모시고 사셨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자란 저에게는 당연한 결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장인어른의 집은 서울의 중심지, 서울역 부근이었습니다. 출퇴근을 위해서 명동과 용산을 경유하여 한강을 건너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신갈까지 최소 1시간 30분에서 2시간까지 걸리는 구간을 이용해야 하는데, 아침잠이 많은 저에게 여간 부담되는 거리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림1] 평균 3시간이 걸리던 출퇴근 경로

어쨌든 힘든 환경이었지만 효도하는 길이라 생각하고 버텨나가던 중 허니문 베이비로 자라던 아이가 출생하게 되었습니다. 주변에 갓 태어난 아이의 육아와 집안일을 도와줄 수 있는 가족이 없었기 때문에 저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습니다. 이맘때쯤 회사에서 새로 신설된 복지 제도가 바로 '유연근무제'였습니다. 때마침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낳고 육아와 가사에 대한 고민이 저보다 더 깊던 워킹맘 직원들도 몇몇이 있었는데요, 안정적으로 아이와 집안일을 돌보고 일도 신경 써서 할 수 있도록 선택적으로 재택근무를 하거나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회사의 규모에 비해 시행이 쉽지 않은 제도라 몇 가지 제약 사항이 있었지만, 육아를 겸하는 직원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회사로서도 직원들의 업무 참여를 지속시킬 수 있어 서로 윈윈하는 제도로 계속 유지되고 있는 제도입니다. 꼭 이런 이유라고 할 수는 없지만 우리 회사에는 2명 이상의 자녀를 갖는 직원들의 비율도 높은 것 같습니다.




[사진1] (좌)이랬던 꼬물이가 (우)장난꾸러기가 되었습니다.

충전휴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육아와 가사를 저희 부부가 감당해야 했습니다. 아이와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서로 의지하고 잘 이겨냈었지만, 돌이 조금 지났을 무렵 번아웃 (burn out) 상태가 됐었습니다. 저도 좀 더 넓고 좋은 환경에서 가족들이 지낼 수 있게 하지 못한 점, 육아와 가사에 좀 더 참여할 수 없었던 점, 그리고 회사의 많은 업무로 인해 지쳐 많이 힘든 상황이 왔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5년 이상 근속자에게 주어지는 충전휴가를 사용하기로 하였습니다. 충전휴가 동안 한 주는 고향에서 가족들과 함께 보내고 한 주는 해외여행을 가서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휴가 기간 동안 아이 엄마에게 잠시나마 육아의 짐을 덜어주고 저도 아이와 유대관계를 쌓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진2] 충전휴가기간 중 가족여행



[사진3] 인생 스포츠를 즐긴 발리에서의 한 장면

회사 차원에서 이러한 복지 제도는 장기적인 이익을 위해서 도움이 되는 투자 활동이지만 '나 때는 그렇지 않았다.'라든지 '요즘 젊은 사람들은 너무 편한 직장만 찾는다.'라며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기업들도 많습니다. 무엇보다도 내가 자리를 비우면 내가 해야 할 일을 대신 해줄 다른 직원이 필요한데, 동료들 사이에 신뢰와 배려가 없다면 이런 제도가 있더라도 눈치가 보여 사용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누군가 복지제도를 악용하거나, 복지제도 이용으로 나쁜 평가를 받는다면 그런 복지제도는 유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다행히 저희 (주)인실리코젠과 동료들은 서로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나누고 배려하며 서로를 신뢰하는 문화가 깔려 있어 이러한 복지제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동안 받은 만큼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열정적으로 일하다 지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데 이바지하고자 합니다.


이외에도 인실리코젠에서는 쾌적한 환경에서 개개인의 역량을 발전시키며 모두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중심이 되고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 인실리코젠과 함께 일하고 싶은 분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작성 : BS실 심재영 선임

Posted by 人Co

2019/03/18 08:47 2019/03/1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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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 우리는 쌀쌀해진 기온이 코끝을 스치면 독감 예방주사를 맞고 겨울을 준비한다. 독감은 일반적인 감기와는 달리 전염성이 매우 크고 폐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일반인들에게도 다르게 인식되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감기는 서로 다른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들로 유발되지만,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라는 명확한 질병체가 밝혀져 있고 그 치료제도 개발되어 있다. 그런데 왜 매번 다른 독감 예방접종을 하고, 증상이 조금씩 다를까? 그 이유는 매우 똑똑한 진화를 거듭하며 스스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구조

[그림 1]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구조
(출처 : 이일하 교수의 생물학 산책, 이일하)

독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nucleocapsid (NP)와 matrix (M) 단백질의 차이에 의해 크게 A, B 및 C형으로 구분된다. 이중 잦은 변이를 일으키며 사람에게 질병을 유발하는 것은 A형으로 바이러스 표면에 존재하는 헤마글루티닌(HA)과 뉴라미니데이즈 (NA)의 다양한 조합으로 그 형태를 변화시키고 있다. 현재 밝혀진 헤마글루티닌의 sub-type은 16개(H1~H16), 뉴라미니데이즈의 sub-type은 9개(N1~N9)로 대략적인 조합수를 생각해 봐도 144개의 다른 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 만들어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더욱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러한 조합을 통한 변이 발생이 사람만을 숙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조류와 돼지에서도 발생이 되고, 서로 공유되어 더 다양한 변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보고에 의하면 사람에서는 주로 A/H3N2형, A/H1N1형 및 B형이 유행하고 있는데 변이를 통해 새로운 바이러스 주가 출현할 경우 유병률과 사망률이 많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때문에, WHO를 중심으로 전 세계 인플루엔자 감시체계가 운영 중이며 그 유전자형을 밝혀 백신주와 처방제를 제시하는 등 유행에 대비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올해 유행할 백신주를 제시하는 걸까?

일반적으로 WHO는 매해 2월 해당연도에 유행할 백신주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남반구에서 가장 유행한 A형 바이러스 2종류와 B형 바이러스 1종을 선정하여 북반구 지역의 나라들에 제시한다. 이를 백신화 한 것이 3가 백신이고, 여기에 B형 1종을 추가한 것이 4가 백신이 된다. 참고로, B형은 2개의 sub-type이 존재하는데, 이 중 한 종류의 항체만 가져도 나머지 한 종에 대한 방어를 어느 정도 수행할 수 있으므로 3가 백신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또한, 예방 접종 후 항체 형성은 2주, 효과는 6개월 정도 지속된다고 한다.


바이러스의 유전자형은 어떻게 판별되는 것일까?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유전자형은 qRT-PCR을 통해 빠르게 확인한다. 이때, NP, M 또는 HA 유전자를 증폭시켜 유전자 염기 서열을 비교 분석 하게 된다. 각 sub-type은 재조합 변이에 따라 서로 유사 정도가 다른데, 그림 2와 같이 크게 두 그룹으로 구분되어 진다. 이러한 유전자 변이 정도에 따르면 H1, H2, H5, H6의 경우 모두 H1에서 변형된 형태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정보는 이후 임상학적 표현형이나, 숙주(사람, 조류, 돼지 등)의 기원을 예측할 수 있고, 나아가 예방, 예찰의 자료로 활용된다.


독감 즉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의 기작은 어떻게 될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숙주세포의 표면에 sialic acid를 포함한 receptor에 부착한 후 8개의 segments로 구성된 바이러스 유전체를 숙주세포의 세포질로 밀어 넣는다. 이때, 세포막 일부가 유입된 유전체 서열의 막을 형성하는 엔도좀을 형성하게 된다. 형성된 엔도좀 내부는 낮은 pH를 유지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바이러스의 lipid layer, 즉, 껍질이 분해되고 바이러스 핵산이 세포질에 노출되게 된다. 노출된 핵산중 heterotrimeric influenza polymerase (FluPol)를 코딩하는 유전체만이 숙주세포의 핵 안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후 숙주세포의 polymerase CTD (c-terminal domain)를 인지하여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역전사시키고 복제시킨다. 절대적으로 숙주 세포의 시스템을 활용하여 바이러스 유전자를 대량 복제시키는 시스템으로 이를 cap-snatching 이라 하며, 이로 인해 숙주 세포의 유전자가 발현되지 않는 것을 host shut-off라 한다.



숙주세포의 시스템을 이용해 다량 생산한 바이러스 단백질들은 다른 세포로의 이동을 위해 virus particle을 형성하고 숙주세포로 부터 떨어져 나와 다른 세포로 확산된다. 이때, 바이러스는 HA와 NA를 표면에 이미 배치하고, 숙주 세포의 표면에 존재하는 sialic acid와 HA가 최종 결합되는 구조를 형성한다. 이후 NA(neuraminidase)는 근처의 HA와 sialic acid 결합을 끊어 세포로부터 분리 되게 한다. 타미플루는 이러한 바이러스 생활사 중 NA의 활성을 억제하여 다른 세포로의 확산을 방지하는 방법으로 바이러스에 대응하고 있어야 한다. 바이러스의 증식은 일반적으로 감염 후 48시간 이내에 모두 이뤄진다. 따라서 타미플루의 복용은 감염 후 48시간 이내에 이뤄져야 NA 활성을 낮춰 세포 내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작성 : RDC 신윤희 센터장

Posted by 人Co

2019/03/02 22:44 2019/03/02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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