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 주위에는 수많은 질병이 발생하고 있으며, 박테리아에 의한 질병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콜레라, 흑사병, 폐결핵, 폐렴, 장티푸스, 탄저병, 나병, 각종 염증 등의 무수한 질병이 모두 박테리아에 기인하며 인류의 탄생부터 끊임없이 인간을 괴롭혀 그동안 수많은 생명을 앗아갔다.

1928년 알렉산더 플레밍에 의해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Penicillin)이 발견되면서 1960년대까지 항생제의 개발이 활발했지만, 새로운 계열의 항생제 부재와 기술의 한계, 그리고 빠르게 증가하는 각종 세균의 내성문제 등으로 이후 항생제 개발은 감소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바이오 기술의 발달과 적절한 치료제의 부재로 개발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하면서 2014년부터 미 FDA 승인 항생제 신약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림1. 실험에 몰두 중인 플레밍 (출처 : Wikipedia)

 

그림2. 플레밍은 포도상구균을 기르던 배지(왼쪽), 푸른곰팡이(오른쪽)에서 나온 물질이
포도상구균을 죽였다고 추정 (출처 : 네이버캐스트)

 

하지만 한때 항생제에 의해 치료가 가능했던 질병들이 이제는 하나 이상의 항생제에 대해 내성을 보유하고 있고, 새롭게 출시된 마지막 수단의 항생제는 값이 비싸서 치료제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정작 손이 닿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치료가 어려워지고 환자의 사망률이 높아지면서, 개인과 사회적으로 모두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항생제 내성의 원인은 직접 항생제를 사용한 결과이다. 항생제 사용량이 많아질수록 항생제 내성균이 만연할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특정 항생제에 대한 내성은 지역별, 나라별로 다르지만, 특히 저개발국가에서 감염성 질환에 대한 항생제 남용이 항생제 내성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 소비를 늘리는 두 가지 요인은 개인별 소득 증대와 동물성 단백질에 대한 수요의 증가이다. 소득 증대는 항생제에 대한 접근성을 올려 개인의 삶을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또한 다량의 항생제 사용으로 내성을 일으킨다. 동물성 단백질에 대한 수요증가는 가축생산의 확대를 야기하는데, 이는 농축산 분야에서 항생제의 사용을 더욱 증가시키고 결국은 항생제 내성을 이끌게 된다.

항생제를 자주 사용하다 보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들이 살아남거나, 돌연변이를 통해 항생제에 대한 저항성을 가지게 된 균주들이 생겨난다. 따라서 점점 더 항생제에 내성력이 강해진 병원균들이 생겨나며 이 때문에 치료를 위하여 더 강력한 항생제를 사용하게 되는데, 그러다가 결국 어떤 강력한 항생제에도 저항할 수 있는 박테리아가 생겨나기도 한다. 이를 슈퍼박테리아(Super bacteria)라고 한다.



그림3. 황색포도상구균의 SEM 현미경 사진 (출처 : 위키백과)

현재까지 개발된 항생제 가운데 가장 강력한 항생제는 반코마이신(Vancomycin)으로, 1950 년대 이후 황색 포도상구균의 중증 감염증을 치료하는 데 사용해 왔다. 그러나 이 또한 1996년 강한 내성을 보이는 VRSA(Vancomyc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가 발견되었다. VRSA는 면역력이 약해진 인체에 들어올 경우 온갖 감염을 심화시키며, 어떤 항생제도 듣지 않아 결국 패혈증을 유발시켜 생명을 위협하는 초강력 세균이다. 현재 MRSA(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 VRSA 외에 인류를 위협하는 슈퍼박테리아는 CRE(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iaceae), ESBL(Extended-Spectrum Beta-Lactamase), CDIFF(Clostridium difficile) 등 수십 종이 있다.

2016년 7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경제학자이자 골드만삭스 자산관리부문 회장을 지낸 짐 오닐 재무차관과 연구기관 웰컴트러스트(Wellcome Trust)에 슈퍼박테리아에 관한 연구를 의뢰해 나온 결과로 2050년이 되면 3초마다 1명이 슈퍼박테리아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현재 전 세계에서 슈퍼박테리아 감염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연간 70만 명 정도다. 하지만 2050년에는 연간 820만 명인 암 사망자를 추월해 인류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영국에서 발표한 항생제 내성(AMR·Antimicrobial Resistance)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보면 2050년 기존 항생제로 치료할 수 없는 “슈퍼박테리아” 때문에 전 세계에서 1,000만 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덴마크와 미국 공동 연구진은 덴마크에서 발견된 MRSA 중 한 종류의 오염원을 추적한 결과 항생제가 듣지 않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 등의 '슈퍼박테리아'가 가축 식육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림4. 사망 원인으로 본 세계의 연평균 사망자 수 (출처 : 경향신문)

 

항생제를 사용함으로써, 생명을 구하지만 그만큼 부작용도 크다. 미국에서만 매해 200만 명 이상이 슈퍼버그에 감염되고 그중 2만 3,000명이 사망한다.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항생제 사용량에서 이탈리아와 공동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2015년 기준으로 항생제를 처방받는 사람 수가 하루 1,000명당 31.5명이었으며, 그중 0∼6세 영유아가 47.9%로 처방을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항생제 개발과 더불어 항생제 사용에 관한 기준점을 설정하여 항생제 내성을 줄이는 방안 마련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류충민 박사(슈퍼박테리아연구센터장)팀이 항생제인 폴리믹신에 항암제 네트롭신을 소량 첨가하면 슈퍼박테리아를 효과적으로 없앨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으며,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연구진은 낙동강에서 담수 시료를 채수해 항생제 내성균에 항균 효능을 가진 파우시박터(Paucibacter) CR182 균주를 분리하는 데 성공하여 학계에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질병관리본부에서는 2016년 7월 세계보건기구가 추진 중인 국제 항생제 내성 감시체계(Global Antimicrobial Resistance Surveillance System)에 가입하여 국내 항생제 내성균 현황을 외국과 비교할 수 있음은 물론, 국내 항생제 내성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여 항생제 내성 관리 및 대책 마련을 위한 중요한 근거자료로 활용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국제 항생제 내성 감시체계(GLASS) :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 내성 부담을 측정하고, 새로운 내성균 출현과 확산을 감시하고, 예방 및 제어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해 도입된 국제 감시체계로 국제 표준방법으로 주요 병원체 및 항생제에 대한 내성 정보를 수집, 분석, 공유함.

이는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슈퍼박테리아 문제가 일부 국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항생제 사용 줄이기에 더욱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하루빨리 슈퍼박테리아에 효과적인 항생제가 개발되어 이 끝나지 않는 싸움이 종식되기를 기대해본다.

참고문헌

  • 중앙일보, 미생물의 역습
  • 동아닷컴, 슈퍼버그를 우주에 보낸 이유
  • 연합뉴스, 슈퍼박테리아 퇴치법 발견…항암제 섞으면 항생제 효과↑
  • 연합뉴스, "항생제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 육류 섭취로도 감염"
  • 시빅뉴스, 내성 강한 '슈퍼 박테리아' 억제 ‘신종 미생물’ 낙동강서 발견
  • 경향신문, “2050년, 항생제 내성 ‘슈퍼박테리아’로 3초에 1명 죽을 수도”
  • SK증권, 빅파마가 다시 뛰어드는 항생제 시장
  • 질병관리본부, '국제 항생제 내성 감시체계 (GLASS)' 가입하여 항생제 내성 관리 강화

 

작성자 : BS실 이제홍 주임 컨설턴트

Posted by 人Co

2017/03/22 14:44 2017/03/22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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