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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4일~25일, 이틀에 걸쳐 KOBIC과 (주)인실리코젠이 주최하여 Metagenome에 대한 생명정보학 교육 워크숍을 진행하였다. 강의는 Metagenome의 역사와 Human Microbiome의 중요성 그리고 Metagenome 분석 전략에 대한 교육으로 이루어졌다. 강의 내용 중 Human Microbiome Project(인간 미생물 게놈 프로젝트)에 대해 집중하였고, 이에 대해 간략하게 적어본다. Human Microbiome이란 우리 몸에 존재하는 모든 미생물 게놈의 집합체를 말한다.


Human Microbiome Project의 시작 

2000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초안이 발표되었다. 그 결과로 인체의 신비를 밝히고 질환의 비밀을 해결해 줄 것이라 기대했지만, 의학 발전에 기여한 수준은 높지 않았으며 지금도 인간 게놈을 보완하는 연구는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그 뒤를 이어 2007년 제2의 게놈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제2의 게놈 프로젝트는 세컨드 게놈이라 말하고 있으며 우리 몸속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미생물의 게놈을 밝히는 프로젝트이다.
우리 몸에는 인간 세포의 10배 이상 되는 미생물(고세균,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이 함께 살고 있고 이들은 인간 게놈보다 대략 100배 많은 유전 정보를 암호화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게 작지만, 그들은 인간 체중의 1~3%를 차지는 우리 몸의 일부이고 대부분의 미생물은 인간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다.
Human Microbiome Project는 미생물이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까? 건강한 인간과 질환이 있는 인간의 미생물은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 여드름과 같은 피부질환은 피부에 살고 있는 미생물의 불균형 때문인가? 비만증 및 염증성 장 질환은 장내 미생물의 변화 때문인가? 알레르기나 정신질환도 미생물의 균형이 파괴되어 일어난 것인가? 라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최근 과학적인 연구결과로 미생물은 인간의 몸과 협력적 상호작용을 하면서 방어, 신진대사, 면역의 균형과 같은 인간의 신체 기능에 참여하여 위장 장애, 알레르기, 비만, 자가 면역질환 및 정신질환의 발생과 예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발표되고 있다.


Human Microbiome Project의 최근 동향 


(그림1. Human Microbiome Project의 국내외 동향)

2007년 미국, 유럽, 일본 등이 참여하여 International Human Microbiome Consortium (IHMC)을 조직하였다. 인간의 몸을 이루는 표면 중에서 18개 부위를 선정하여 수백 명 지원자의 미생물을 채취한 후 미생물 게놈 분석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몸속에 어떠한 미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지와 미생물과 연관된 질환을 연구하고 있다. 한국은 다소 늦었지만 2011년에 가입하였다.

미국 : Human Microbiome Project (HMP)는 NIH에서 2008년부터 nasal passages(비강), oral cavity(구강), skin(피부), gastrointestinal tract(위장관) 및 urogenital tract(비뇨 생식기) 등 15개 신체 부위를 대상으로 690개의 샘플에서 미생물 군집을 연구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였다. 건강한 개인의 정상적인 미생물 조성 범위를 확인하였고 생물학적, 의학적으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National Microbiome Initiative (NMI)는 2016년 5월에 농작물, 소, 돼지 등에 영향을 미치는 토양 미생물을 비롯하여 감염병과 정신질환, 비만에 영향을 미치는 미생물, 우주인에게 미생물이 미치는 영향 연구에 2년간 1억 2천 100만 달러를 투입하였다.

유럽 : 염증성 장 질환과 비만을 두고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프랑스, 독일, 덴마크, 스페인, 뉴질랜드, 중국 등 유럽 8개국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Metagenomics of the Human Intestinal Tract (MetaHIT) 프로젝트를 진행하였고, 현재는 International Human Microbiome Consortium에 참여하고 있다

캐나다 : Canadian Institutes of Research (CIHR)는 2009년에 140억 원의 예산을 편성하여 Canada Microbiome Initiative (CMI)를 만들었다.

한국 : 2011년에 International Human Microbiome Consortium에 가입하였다. IBS 면역 미생물 공생 연구단에서 환자 맞춤형 면역 조절 미생물을 발굴하고, 이를 활용해 면역질환 치료를 하려고 한다. 아시아태평양 이론물리센터는 미생물 생태계 지도를 만들고 인체의 건강과 질환을 연구하고 있다. 또한, 미래창조과학부도 올해부터 2023년까지 총 80억 원을 투자해 한국인 장내 미생물 뱅크 구축과 활용 촉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Human Microbiome과 질환, Microbiome 분포 

몸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 개체군의 불균형이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러한 질환으로 acne(여드름), antibiotic-associated diarrhea(항생제 관련 설사), asthma(천식), allergies(알레르기), autism(자폐), autoimmune diseases(자가 면역 질환), cancer(암), dental cavities(치아 충치), depression and anxiety(우울증과 불안), diabetes(당뇨병), eczema(습진), gastric ulcers(위궤양), hardening of the arteries(동맥 경화), inflammatory bowel diseases(염증성 장 질환), malnutrition(영양실조), obesity(비만) 등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표1. Human microbiome과 관련된 질환)
<출처 : 2012, Nat Rev Genet. The Human Microbiome: at the interface of health and disease>

몸속의 미생물 생태계가 불균형을 이루는 이유는 항생제 남용 및 노출, 병원성 미생물 감염, 식습관 변화 같은 환경요인에 의한 선택에 의해 유도될 수 있다.


(그림2. 우리 몸에 존재하는 미생물 분포)
<출처 : 2012년 Nature, The surface brigade>
<출처 :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y, Scientific American Human Micorbiome Project>
<출처 : 2012, Nat Rev Genet.The Human Microbiome: at the interface of health and disease>

위 그림에서 보여주는 바와 같이 인간 미생물의 구성은 해부학적인 위치에 따라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 피부를 예로 들면, National Human Genome Research Institute 책임자인 Julie Segre는 2009년 6월에 10명의 건강한 지원자를 기반으로 인체 피부 20곳에 살고 있는 미생물을 조사하였고, 건강한 피부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다양성을 밝혀냈다. Oily(유분기), Moist(촉촉함) 그리고 Dry(건조)한 상태에 따른 피부 미생물 분포를 확인하였다.
배꼽, 겨드랑이, 사타구니 같이 촉촉한 표면에는 Corynebacterium(코리네박테륨)과 Staphylococcus(포도상구균)에 속한 미생물이 살고 이들은 땀 속에 있는 질소를 먹고 산다. 얼굴 및 등과 같이 피지가 많은 표면에는 Propionibacterium(프로피오니박테룸)에 속하는 미생물이 주로 사는데 이들은 땀구멍에서 배출된 지방을 먹고 산다. 팔꿈치나 팔뚝에는 훨씬 다양한 미생물이 살고 있다.
피부에 사는 미생물의 일부는 죽은 피부를 제거 위해 진화했으며, 다른 일부는 피부 세포가 생성하는 오일을 천연 모이스처라이저로 변형시키고, 일부 미생물은 해로운 박테리아와 바이러스가 침입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Julie Segre는 미생물의 불균형이 건선 및 습진과 같은 피부 질환에 기여하는지 여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대변 미생물 이식(F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 치료 

대변은 70%가 박테리아이고 4,000종의 박테리아가 발견된다. 대변 미생물 이식은 건강한 사람의 변에서 추출한 유익한 미생물을 다른 사람의 장에 넣어주는 것으로, 수혈을 받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한 번의 대변 미생물 이식으로 C-diff(시디프)’ 경우는 완치율이 80%나 된다고 한다.
대변 미생물 이식의 예는 동물에서도 볼 수 있다. 침팬지 행동에 관한 연구로 유명한 Jane Goodall에 의하면 일부 야생 침팬치는 과일을 먹다 보면 설사를 하게 될 때가 있는데, 이때 다른 침팬지의 대변을 먹고 적합한 미생물을 취한 후 설사를 멈춘다고 한다.

호주 시드니 소화 질환 센터의 Tom Borody교수는 염증성 장 질환 치료의 목적으로 대변 기증자 모집 광고를 통해 대변 미생물 이식의 공여자를 모집하여 치료에 적용하기도 하였다.


(그림3. 대변 기증자 모직 광고)
<출처 :100% Human>

미국에서는 비영리 대변은행인 OpenBiom이 출범하였다. OpenBiom은 대변의 공여자 모집 => 대변 스크리닝 => 이식할 세균준비 => 샘플 배달까지 해주는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미국 50개 주 중 33개 주의 180개 병원이 오픈바이옴과 연계되어 있다. 50명의 공여자를 테스트하고 검증해야만 한 사람의 적합한 공여자를 만날 수 있다.
2017년 국내에서도 대변은행 골드바이옴이 운영되고 있고, 세브란스병원은 전문 대변 이식팀을 구성하였다.
대변 미생물 이식은 장질환, 비만, 장과 연계된 질환 등의 치료 목적으로 이루어질 것이고 개인 맞춤형 미생물 대변 이식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글을 마치며 

장내에 사는 미생물, 피부에 사는 미생물, 대변 미생물의 스크리닝 등 우리 몸속에 분포하고 있는 미생물을 분석해 내기에는 너무나 방대한 양과 종류이다. 그러나 시퀀싱 및 생물정보학 기술이 계속 진화화면서 지난 10년간 많은 발전이 있었다. 공개된 분석 도구로서는 Mothur, Vegan, Qlime 등이 있다. 우리 회사의 CLC Microbial Genomics Module을 활용하여 미생물 군집의 구성 및 기능적 특성을 분석할 수도 있다. 인간 미생물은 개인, 인종간, 국가에 따라 변동 및 다양성이 존재하며 한국인 고유의 미생물 게놈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어 공개될 날을 기대해 본다.

<참고 문헌 및 사이트>
1. 10% Human. (Allerna Collen, 앨러나 콜렌)
2. The surface brigade, NATURE | VOL 492 | 20/27 DECEMBER 2012
3. The Human Microbiome: at the interface of health and disease Nat Rev Genet. 2012 Mar 13; 13(4): 260–270.
4. http://learn.genetics.utah.edu/content/microbiome/disease/ 
5. http://cdc.go.kr/CDC/cms/content/mobile/61/71961_view.html 
6. http://news.donga.com/3/all/20170421/83973970/1 



작성자 : 정호진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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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8 10:21 2017/08/18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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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로 친환경 대체에너지 만든다

봄, 하면 막연히 설레던 마음이 두려움으로 바뀐 것은 흩날리던 벚꽃마저 가려버린 미세먼지 때문일 것입니다. 눈을 뜸과 동시에 휴대전화로 오늘의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고 마스크를 준비하는 일에 익숙해져 버렸습니다. 화석 연료를 대체할만한 대체 에너지원을 찾는 일을 더는 미룰 수 없게 된 현실입니다. 지난해 경주로부터 시작된 지진에 대한 공포로 원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 정책의 하나로 지난 6월 17일에는 대한민국 1호 원전(부산 기장군 고리 원자력발전소)이 멈추었고 신고리 5·6호기의 건설1) 및 노후 석탄 화력 발전소의 가동을 일시 중단했습니다. 대신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늘리겠다는 정책이 발표됨에 따라 친환경 연료인 신재생에너지 발굴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습니다.2) 신재생에너지라 하면 흔히 수력, 풍력, 태양력 등을 떠올리게 되는데 생물자원(Biomass)으로부터 얻어지는 바이오에탄올도 이에 포함됩니다.

순도가 높고 기존의 화석 연료를 연소할 때 생성되는 일산화탄소 등 환경오염 물질이 전혀 배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친환경 대체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에탄올은 사탕수수, 옥수수, 카사바 등 식량 자원으로부터 얻어지는 것을 일반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실제로 사탕수수의 원산지인 브라질에서는 차량의 70%가 사탕수수로부터 얻어진 바이오에탄올을 연료 첨가제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외의 지역에서는 원가가 너무 비싸 이용하기 힘들고, 옥수수의 경우 식량난과 결부되어 윤리적 문제를 일으켜 자연스럽게 2세대 바이오에탄올로의 전환이 시작되었습니다.

2세대 바이오에탄올은 볏짚, 잡초, 포플러 나무 등 목재(셀룰로오스, 헤미셀룰로오스)로부터 얻어지는데 이 경우, 목질부는 식용화되지 않고 폐목재의 처리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윤리적 문제는 피했으나 바이오에탄올 생산을 위한 주재료인 셀룰로오스와 헤미셀룰로오스만 분리하는 것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목재 중량의 25~35% 정도를 차지하는 리그닌은 지용성 페놀 고분자로써 셀룰로오스와 헤미셀룰로오스를 감싸며 분해를 막고 있으므로 반드시 먼저 제거되어야 합니다. 2017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GS칼택스 바이오부탄올 데모플랜트의 부탄올 생산 공정도에도 나와 있듯이 화학처리 및 고액분리 등 전처리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림 1 참고)

<그림 1. 바이오부탄올 생산 공정도>
그림출처 : GS칼텍스, 폐목재로 바이오부탄올 생산한다…세계 첫 실증사업 시작,
<조선비즈>, 2016년 9월 29일

산림이나 목재 건축물을 분해하여 피해를 주는 목재부후균이라고 불리는 곰팡이류가 있습니다. 그들의 리그닌 처리 방법을 차용한다면 고비용의 화학처리 등의 전처리과정을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요? 부후균은 목재 주요 성분의 분해 방식에 따라 셀룰로오스와 헤미셀룰로오스를 분해하는 갈색부후균(Brown rot fungi), 셀룰로오스, 헤미셀룰로오스, 리그닌을 모두 분해하는 백색부후균(White rot fungi), 그리고 셀룰로오소를 우선 분해하고 소량의 리그닌을 분해하는 연부후균(Soft rot fungi)으로 나뉩니다. 2009년 산림과학원에서는 자생 진균류인 백색부후균의 리그닌 분해 효소 중 하나인 락카아제(laccase) 유전자를 이용한 형질전환체(GMO)를 개발하였고 4배 이상 뛰어난 효율을 보였다고 합니다.




<그림 2. 진황녹슨버짐버섯과 목재 부패 모습>
그림출처 : 위키백과

신기하게도 갈색부후균은 진화과정에서 리그닌 분해 능력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백색부후균보다 더 빨리 나무를 분해합니다. 2012년 미에너지성공동연구소(DOE-JGI)를 포함한 세계적 연구팀이 갈색부후균 중 건부(마른부패, dry rot)를 일으키는 Serpula lacrymans(진황녹슨버짐버섯)의 유전체를 신규 해독(42.8Mb / 12,917 genes)하고 이미 밝혀져 있던 다른 부후균류, 외균근류와의 비교유전체 분석을 수행하여 갈색부후균의 리그닌 처리 기작을 밝혔습니다.


<그림 3. 비교유전체 분석 결과>
그림출처 : EASTWOOD, Daniel C., et al. 2011.

그물버섯목에 속하는 진황녹슨버짐버섯은 갈색부후균이지만 구멍장이버섯목의 Postia placenta 보다는 기주로부터 영양분을 획득하는 외균근류 중 하나인 Austropaxillus sp. (외균근)와 가장 유연관계가 가까우며 그들 간의 분화는 약 1,500만~5,300만 년 전에 이루어진 것으로 예측되었습니다(그림 3-A).

Gene expansion/loss 분석 결과 부후균류의 공통조상은 66~83개의 lignocellulose-active CAZy(carbohydrate-active enzymes) 유전자와 27~29개의 oxidoreductase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예측되었고 진황녹슨버짐버섯에서는 각각 36개, 19개로 해당 유전자의 소실이 일부 확인되었습니다.(그림 3-B, C; branch의 숫자는 조상 개체의 copy number를, bar는 gene gain/loss range를 나타냄.) 당연하게도 리그닌 분해에 관여하는 class II peroxidases는 갈색부후균과 외균근 모두에 결여되었고 진황녹슨버짐버섯의 유전체에는 glycoside hydrolases(GH) 계열의 유전자가 많이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유전자 발현 분석으로 진황녹슨버짐버섯은 포도당(glucose)을 영양분으로 직접 획득할 때보다 소나무를 분해하여 에너지를 얻을 때 셀룰로오스, 펙틴, 헤미셀룰로오스를 분해하는 효소(GH families 5, 61, 3, 28 ; 20-fold)들과 GH5 endoglucanase, GH74 endoglucanase/xyloglucanase(100-fold) 및 oxidoreductases(4-fold) 유전자의 발현을 증가시켰음이 확인되었습니다.

논문에서는 진황녹슨버짐버섯이 목재를 분해하는 메커니즘을 아래 그림과 같이 제안하였습니다.

<그림 4. 진황녹슨버짐버섯의 목재 분해 기작>
그림출처 : EASTWOOD, Daniel C., et al. 2011.

먼저 갈색부후균은 펜톤 반응 (Fenton reaction)을 통해 강력한 활성산소인 OH 라디칼(·OH)을 생성하여 세포벽을 공격함으로써 리그닌 구조를 느슨하게 만듭니다.

Fe2+ + H2O2 + H+ → Fe3+ + ·OH + H2O  
펜톤반응 반응식

펜톤반응을 지속적으로 일으키기 위해서 glyoxal oxidase, copper radical oxidase 등 다양한 산화효소 (oxidase)의 대사작용을 일으켜 과산화수소(H2O2)를 생성하고 atromentic acid, xerocomic acid, variegatic acid 등 phenolates와 iron reductase를 이용하여 Fe3+ 이온을 Fe2+ 이온으로 환원시킵니다. 진황녹슨버짐버섯에는 Postia placenta와는 달리 특이적인 iron reductase가 있습니다. 이 효소는 CBM(Cellulose binding module)을 이용하여 이미 어느 정도 분해된 lignocellulose(셀룰로오스와 리그닌 결합체)와도 결합이 가능하므로 철 이온 환원과 그로 인한 펜톤 반응이 꾸준히 일어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 결과 셀룰로오스의 노출을 증가시켰고 결론적으로 셀룰로오스 분해 효율을 높였습니다. 실제로 해당 유전자의 발현이 122-fold나 증가하였음이 실험을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그러나 OH 라디칼(·OH)은 매우 강력한 산화제이기 때문에 갈색부후균 자신과 셀룰로오스 분해 효소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문이 남습니다. 먼저 펜톤반응은 균사가 식물 세포 내로 침투하였을 때 세포질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스스로는 해를 입지 않습니다. 셀룰로오스 분해 효소의 경우 화학적으로 OH 라디칼(·OH)의 농도를 조절하여 보호한다는 설도 있었으나 최근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활성산소를 필요로 하는 시기에만 단기적으로 생성하여 이용함으로써 문제를 피한다고 합니다.4)

갈색부후균은 에너지 소모가 큰 리그닌 분해 과정을 버리면서 새로운 기작(펜톤반응)을 통한 리그닌 처리 능력을 획득하거나 기생생물(외균근)로의 전환을 꾀했고, 결과적으로 펜톤반응 획득을 통해 보다 저비용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갈색부후균의 목재 분해 기작을 이용한다면 목재로부터의 바이오에탄올 생산 효율을 더욱 높이고 실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입니다.

끝으로 생물자원 확보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나고야의정서 발효에 따른 생물자원 전쟁 시대가 열린 지금,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바이오에탄올 생산에 곰팡이가 이용될 수 있듯이 잠재적 가치가 무궁무진한 다양한 자생종에 대한 유전체 분석을 통하여 유용 생물자원을 선점하여야 할 것입니다.


Reference
1) 오늘 0시 '대한민국 1호 원전'이 멈췄다, <조건일보>, 2017년 6월 19일, 경제 B2 면
2) 문재인발 미세먼지 정책…‘신재생에너지 전환’ 시동걸까, <한겨레>, 2017년 5월 16일
3) EASTWOOD, Daniel C., et al. The plant cell wall–decomposing machinery underlies the functional diversity of forest fungi. Science, 2011, 333.6043: 762-765.
4) ZHANG, Jiwei, et al. Localizing gene regulation reveals a staggered wood decay mechanism for the brown rot fungus Postia placenta.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16, 201608454.


작성자 : R&D센터 BI그룹 정명희 주임연구원

Posted by 人Co

2017/07/07 15:22 2017/07/0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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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 유발하는 유전변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복제수변이(Copy-number variation, CNV)입니다. 암 복제수변이는 체세포(somatic) 유전변이이기 때문에 생식세포 복제수변이(germline CNV)와 구분하여 CNA(Copy-number alteration)라고도 합니다. 유전체의 특정 유전자 영역이 증폭(amplification)되거나, 삭제(deletion)됨으로써, 온코진(oncogene) 강화 혹은 종양억제유전자 약화 역할을 수행합니다. 치환변이(SNV)도 중요하지만, 그 종류가 너무 다양하기 때문에 치료 표적으로 삼기가 복잡하지만, CNA는 해당 유전자를 직접 억제하거나 보완하도록 치료표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임상에서 더욱 중요합니다.

특정 암 조직에 대해 유전체 복제수변이 CNA가 있는지 확인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고전적인 FISH 등 염색 후 현미경으로 관찰 방법에서, 고밀도 SNP array의 방법으로 발전해 왔고, 특히 SNP6라고 알려진 Affymetrix의 칩은 SNV과 함께 CNA를 탐지하는데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최근 NGS 실험방법의 발전으로, WGS, WES 데이터로 매핑정도(mapping depth)를 이용하여 CNA를 추정할 수 있는데, 이는 정밀의료시대를 위해 중요한 분석 방법으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NGS 데이터로 SNV와 CNA를 함께 탐지하고, 유전변이에 맞는 치료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림 1. VarScan2 프로그램이 WES 데이터로 mapping depth를 기반으로 CNA 추정하는 과정 - 염색체의 특정 영역이 삭제되거나 증폭됨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 Exome-based Copy Number Analysis with VarScan2)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NGS 데이터로부터 CNA를 탐지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BAM 파일을 읽어 유전체의 어느 영역이 CNA인지 추정합니다. 다양한 알고리즘들이 사용되지만, 각각의 특징들로 인해 그 정확성은 다양합니다. NGS 기반 정밀의료를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정확하게 NGS 데이터로 CNA 추정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양의대 공구 교수님 지도로 TCGA 유방암 WES 데이터로 7종의 WES CNA 탐지도구의 정확도를 평가한 연구 결과가 Oncotarget에 실렸습니다. (Gene-based comparative analysis of tools for estimating copy number alterations using whole-exome sequencing data Oncotarget 2017)

TCGA는 암 환자의 WES 데이터 뿐 아니라, SNP6로 실험한 CNA 데이터를 함께 제공합니다. 이번 연구는 TCGA에서 제공되는 SNP6 CNA 데이터를 정답으로 하여, 다양한 WES 기반 CNA 탐지 프로그램(CoNIFER, CODEX, ngCGH, ExomeCNV, VarScan2, saasCNV, falcon)의 정확도를 확인하였습니다.


(그림 2. 본 연구방법의 전체 모식도 - TCGA 유방암 419 사례의 WES CNA 추정결과와 SNP6 CNA 결과를 비교함)

TCGA 유방암 419 사례에서 각각 민감도(sensitivity)와 특이도(specificity)를 확인한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림 3. 7개 CNA 추정 프로그램의 민감도, 특이도 막대그래프. CNA Gain과 Loss로 나누어 각각 확인함)

하나의 사례를 골라서 프로그램마다 얼마나 결과가 유사한지 확인한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림 4. 하나의 사례에서 CNA Gain/Loss를 정답인 SNP6 결과와 비교하고, 그 결과를 벤 다이어그램으로 표시)

전반적으로 암-정상 사례로 분석하는 도구(ExomeCNV 등)가 암 사례만 분석하는 도구(CoNIFER 등)에 비해 정확도가 높았습니다. 본 연구를 통해 CNA를 정확하게 추정하기 위해서는 정상조직도 함께 NGS 분석해야 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종합적으로 saasCNV 프로그램이 가장 정확도가 높았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복제수를 대립유전자별로 확인(allele specific CNV caiing)할 수 있는 장점도 있어서 앞으로 NGS 데이터로 CNA를 추정하는데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어떤 사례는 정확도가 높고, 어떤 사례는 정확도가 낮은데, 샘플 데이터의 어떤 요인이 정확도에 영향을 미치는지도 추가로 연구하여, 정밀의료 진단을 위한 분석 방법으로 활용 할 수 있습니다.

본 연구를 수행하는데 가장 많은 도움을 준 것은 Jupyter와 pandas입니다. "419사례 x 2만여 유전자" 행렬을 다양하게 다뤄야 하는데, pandas로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고, 중간중간 분석 결과들을 jupyter로 관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 도구를 잘 사용하는 것은 유사한 분석을 수행하는데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작성자 : Platform Lab 수석개발자 김형용

Posted by 人Co

2017/05/30 08:44 2017/05/30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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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내성 정의 

항생제 내성(Antibiotic Resistance)은 미생물이 항생제에 노출되어도 생존할 수 있는 약제 내성을 말한다. 유전자는 접합, 형질 도입, 형질 전환 등에 의해 세균 사이에서 수평적으로 옮겨질 수 있다. 따라서 자연 선택으로 진화된 항생제 저항성 유전자가 공유될 수 있다. 항생제 노출과 같은 점진적인 스트레스는 항생제 내성을 갖는 형질을 선택하며 많은 항생제 저항성 유전자는 플라스미드에 위치하여 이들의 전달을 용이하게 한다. 세균이 다수의 저항성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경우 다제내성이라 하며, 비공식적으로 '슈퍼 박테리아'로 부른다. 이러한 항생제 내성의 주요 원인은 세균의 유전적 변이이다. 항생제 저항성 세균이 퍼지게 된 것은 의학과 수의학에서 항생물질을 사용한 결과이다. 항생제의 필요와는 상관없이 노출되는 시간이 많을수록 내성이 발전할 위험이 커진다. 내성이 흔해지면서 대안 치료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항생제 내성의 위험성 

감염병 치료의 필수 의약품인 항생제에 대한 내성균 발생 및 유행은 치료법이 없는 신종감염병 이상의 파급력을 가지며 사망률 증가, 치료 기간 연장, 의료비용 상승 등 공중보건에 큰 위협이 되면서 동시에 사회적 경제적 손실 초래할 수 있다. 또한, 항생제 내성에 대처하지 못할 경우, 사용 가능한 항생제가 없어져서 항생제 도입 이전 시대로 돌아갈 수 있다. 따라서 항생제 내성에 대한 심각성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체계적이 대책을 마련하여 실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항생제 사용 현황 

국내 인체 항생제 사용량은 국제 평균보다 높고, 특히 감기 환자에서 불필요한 항생제 처방이 높다. 2014년 기준 국내 인체 항생제 사용량(DDD*/1,000명/일)은 31.7로 유사한 OECD 12개국 평균 23.7에 비해 매우 높다.


  • (출처)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
  • DDD (Defined Daily Dose) : 의약품 규정 1일 사용량
    → (예) 31.7(DDD/1,000명/일) : 하루 동안 1,000명 중 31.7명이 항생제를 처방받고 있음.
  • 산출기준 : 병·의원(입원, 외래) 급여 및 비급여 처방 + 일반의약품 판매

비인체 항생제 사용량은 축수산용 배합사료 첨가 금지(2011년 전면금지)로 감소하였지만, 일부 주요 항생제 판매는 증가하고 있다. 항생제 사용량은 2015년 기준으로 2007년보다 40% 감소하였다. 특히 2013년 도입된 수의사처방제 도입 이후 수의사 처방 대상 항생제 사용량은 2012년 386톤에서 2015년 352톤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WHO 지정 최우선 관리 항생제인 3·4세대 세파계 항생제의 경우 6.8톤에서 9.3톤, 플로르퀴놀론계 항생제는 41톤에서 40톤,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는 56톤에서 66톤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 항생제 내성률은 중환자가 많은 종합병원 외 의원, 요양병원에서도 내성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축수산물 항생제 내성률이 특히 높다. 대표적 내성균인 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E.faecium)이 36.5% 수준으로 선진국(영국 21.3%, 독일 9.1%, 프랑스 0.5%)보다 월등히 높다. 또한, 내성균 환자들이 종합병원에서 요양병원이나 지역사회로 이동하면서 내성균 확산 양상이며 특히 의원 및 요양병원에서 내성률이 급증하고 있다.

  • 산출방법 : (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 분리건수 / 장알균 분리건수) x 100 (출처 : 한국-2014 국가항균제내성정보 연보, 유럽 국가)
  • (출처)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


항생제 내성 감시를 위한 노력 - GLASS

GLASS(Global Antimicrobial Resistance Surveillance System)는 2015년 5월, 제68차 세계보건총회에서 항생제 내성이 인류 보건에 심각한 위협이라는 세계적 여론에 따라 항생제 내성 글로벌 행동계획*(Global Action Plan on Antimicrobial Resistance) 채택하였으며 이러한 글로벌 행동 계획을 지원하기 위해 개발된 항생제 내성 감시 시스템이다.

  • GLASS 목표는 크게 5가지로
    • 국가 감시 시스템과 조화된 글로벌 표준 개발
    • 선택된 지표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AMR의 범위와 부담 추정
    • AMR 자료를 정기적으로 분석하여 보고
    • 새로운 내성 출현과 국제적 확산 감지
    • AMR 예방 및 제어 가능한 프로그램 구현
  • GLASS 수집정보
    • GLASS는 국가별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RIS 파일과 Sample 파일을 업로드 하게 되어있다. 업로드 후 각 데이터에 대한 정합성 등을 검증하고 검증을 통과하고 나면 report 형태의 다양한 통계데이터를 제공한다.


그림1. GLASS RIS 파일 (출처 :GLASS Guide to preparing aggregated antimicrobial resistance data files)



그림2. GLASS Sample 파일 (출처 : GLASS Guide to preparing aggregated antimicrobial resistance data files)


GLASS에서는 데이터 수집을 위해 국가, 병원체, 항생제 등에 코드를 부여하여 입력하도록 하고 있다.


그림3. GLASS 병원체코드 (출처 : GLASS Guide to preparing aggregated antimicrobial resistance data files)


GLASS 감시 우선순위 검체와 병원체



항생제 내성 감시를 위한 노력 - 국내

우리나라는 2016년 4월 일본에서 개최된 ‘항생제 내성 아시아 보건장관회의’에 참석 후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 일환으로 GLASS 가입 의사를 표명하였고, 이후 질병관리본부에서 WHO와 실무 협의를 거쳐 2016년 7월에 가입을 완료하였다. 질병관리본부는 GLASS 감시체계의 국제 표준 자료를 산출하기 위하여 6개 권역의 종합병원을 항생제 내성 감시기관으로 지정하여 임상진료 환자에서 분리된 균주의 항생제 감수성 검사와 항생제 내성 유전자 특성 조사 등 병원체 감시를 수행 중이며 감시결과는 2017년 5월 WHO GLASS 및 국내 관련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질병관리본부 약제내성과에서는 Kor-GLASS 통합데이터베이스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내성균은 사람 외에 농축수산, 식품, 환경 등 생태계 내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발생·전파 가능하므로 범부처의 포괄적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 ㈜인실리코젠은 사람, 동식물, 환경의 건강이 불가분의 관계라는 ‘One Health’ 기치 아래 항생제 내성 해결을 위해 공동 노력 중이다.


참고문헌

  1. 2016년 8월3일 보도자료 '국제 항생제 내성 감시체계(GLASS)' 가입하여 항생제 내성 관리 강화'
  2.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
  3. GLASS Guide to preparing aggregated antimicrobial resistance data files
  4. 위키피디아




작성자 : BS실 이기용 실장

Posted by 人Co

2017/05/08 08:12 2017/05/08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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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주위에는 수많은 질병이 발생하고 있으며, 박테리아에 의한 질병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콜레라, 흑사병, 폐결핵, 폐렴, 장티푸스, 탄저병, 나병, 각종 염증 등의 무수한 질병이 모두 박테리아에 기인하며 인류의 탄생부터 끊임없이 인간을 괴롭혀 그동안 수많은 생명을 앗아갔다.

1928년 알렉산더 플레밍에 의해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Penicillin)이 발견되면서 1960년대까지 항생제의 개발이 활발했지만, 새로운 계열의 항생제 부재와 기술의 한계, 그리고 빠르게 증가하는 각종 세균의 내성문제 등으로 이후 항생제 개발은 감소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바이오 기술의 발달과 적절한 치료제의 부재로 개발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하면서 2014년부터 미 FDA 승인 항생제 신약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림1. 실험에 몰두 중인 플레밍 (출처 : Wikipedia)

 

그림2. 플레밍은 포도상구균을 기르던 배지(왼쪽), 푸른곰팡이(오른쪽)에서 나온 물질이
포도상구균을 죽였다고 추정 (출처 : 네이버캐스트)

 

하지만 한때 항생제에 의해 치료가 가능했던 질병들이 이제는 하나 이상의 항생제에 대해 내성을 보유하고 있고, 새롭게 출시된 마지막 수단의 항생제는 값이 비싸서 치료제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정작 손이 닿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치료가 어려워지고 환자의 사망률이 높아지면서, 개인과 사회적으로 모두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항생제 내성의 원인은 직접 항생제를 사용한 결과이다. 항생제 사용량이 많아질수록 항생제 내성균이 만연할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특정 항생제에 대한 내성은 지역별, 나라별로 다르지만, 특히 저개발국가에서 감염성 질환에 대한 항생제 남용이 항생제 내성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 소비를 늘리는 두 가지 요인은 개인별 소득 증대와 동물성 단백질에 대한 수요의 증가이다. 소득 증대는 항생제에 대한 접근성을 올려 개인의 삶을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또한 다량의 항생제 사용으로 내성을 일으킨다. 동물성 단백질에 대한 수요증가는 가축생산의 확대를 야기하는데, 이는 농축산 분야에서 항생제의 사용을 더욱 증가시키고 결국은 항생제 내성을 이끌게 된다.

항생제를 자주 사용하다 보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들이 살아남거나, 돌연변이를 통해 항생제에 대한 저항성을 가지게 된 균주들이 생겨난다. 따라서 점점 더 항생제에 내성력이 강해진 병원균들이 생겨나며 이 때문에 치료를 위하여 더 강력한 항생제를 사용하게 되는데, 그러다가 결국 어떤 강력한 항생제에도 저항할 수 있는 박테리아가 생겨나기도 한다. 이를 슈퍼박테리아(Super bacteria)라고 한다.



그림3. 황색포도상구균의 SEM 현미경 사진 (출처 : 위키백과)

현재까지 개발된 항생제 가운데 가장 강력한 항생제는 반코마이신(Vancomycin)으로, 1950 년대 이후 황색 포도상구균의 중증 감염증을 치료하는 데 사용해 왔다. 그러나 이 또한 1996년 강한 내성을 보이는 VRSA(Vancomyc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가 발견되었다. VRSA는 면역력이 약해진 인체에 들어올 경우 온갖 감염을 심화시키며, 어떤 항생제도 듣지 않아 결국 패혈증을 유발시켜 생명을 위협하는 초강력 세균이다. 현재 MRSA(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 VRSA 외에 인류를 위협하는 슈퍼박테리아는 CRE(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iaceae), ESBL(Extended-Spectrum Beta-Lactamase), CDIFF(Clostridium difficile) 등 수십 종이 있다.

2016년 7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경제학자이자 골드만삭스 자산관리부문 회장을 지낸 짐 오닐 재무차관과 연구기관 웰컴트러스트(Wellcome Trust)에 슈퍼박테리아에 관한 연구를 의뢰해 나온 결과로 2050년이 되면 3초마다 1명이 슈퍼박테리아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현재 전 세계에서 슈퍼박테리아 감염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연간 70만 명 정도다. 하지만 2050년에는 연간 820만 명인 암 사망자를 추월해 인류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영국에서 발표한 항생제 내성(AMR·Antimicrobial Resistance)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보면 2050년 기존 항생제로 치료할 수 없는 “슈퍼박테리아” 때문에 전 세계에서 1,000만 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덴마크와 미국 공동 연구진은 덴마크에서 발견된 MRSA 중 한 종류의 오염원을 추적한 결과 항생제가 듣지 않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 등의 '슈퍼박테리아'가 가축 식육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림4. 사망 원인으로 본 세계의 연평균 사망자 수 (출처 : 경향신문)

 

항생제를 사용함으로써, 생명을 구하지만 그만큼 부작용도 크다. 미국에서만 매해 200만 명 이상이 슈퍼버그에 감염되고 그중 2만 3,000명이 사망한다.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항생제 사용량에서 이탈리아와 공동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2015년 기준으로 항생제를 처방받는 사람 수가 하루 1,000명당 31.5명이었으며, 그중 0∼6세 영유아가 47.9%로 처방을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항생제 개발과 더불어 항생제 사용에 관한 기준점을 설정하여 항생제 내성을 줄이는 방안 마련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류충민 박사(슈퍼박테리아연구센터장)팀이 항생제인 폴리믹신에 항암제 네트롭신을 소량 첨가하면 슈퍼박테리아를 효과적으로 없앨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으며,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연구진은 낙동강에서 담수 시료를 채수해 항생제 내성균에 항균 효능을 가진 파우시박터(Paucibacter) CR182 균주를 분리하는 데 성공하여 학계에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질병관리본부에서는 2016년 7월 세계보건기구가 추진 중인 국제 항생제 내성 감시체계(Global Antimicrobial Resistance Surveillance System)에 가입하여 국내 항생제 내성균 현황을 외국과 비교할 수 있음은 물론, 국내 항생제 내성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여 항생제 내성 관리 및 대책 마련을 위한 중요한 근거자료로 활용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국제 항생제 내성 감시체계(GLASS) :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 내성 부담을 측정하고, 새로운 내성균 출현과 확산을 감시하고, 예방 및 제어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해 도입된 국제 감시체계로 국제 표준방법으로 주요 병원체 및 항생제에 대한 내성 정보를 수집, 분석, 공유함.

이는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슈퍼박테리아 문제가 일부 국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항생제 사용 줄이기에 더욱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하루빨리 슈퍼박테리아에 효과적인 항생제가 개발되어 이 끝나지 않는 싸움이 종식되기를 기대해본다.

참고문헌

  • 중앙일보, 미생물의 역습
  • 동아닷컴, 슈퍼버그를 우주에 보낸 이유
  • 연합뉴스, 슈퍼박테리아 퇴치법 발견…항암제 섞으면 항생제 효과↑
  • 연합뉴스, "항생제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 육류 섭취로도 감염"
  • 시빅뉴스, 내성 강한 '슈퍼 박테리아' 억제 ‘신종 미생물’ 낙동강서 발견
  • 경향신문, “2050년, 항생제 내성 ‘슈퍼박테리아’로 3초에 1명 죽을 수도”
  • SK증권, 빅파마가 다시 뛰어드는 항생제 시장
  • 질병관리본부, '국제 항생제 내성 감시체계 (GLASS)' 가입하여 항생제 내성 관리 강화

 

작성자 : BS실 이제홍 주임 컨설턴트

Posted by 人Co

2017/03/22 14:44 2017/03/22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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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빅데이터, 그 의미와 가치

식품 빅데이터, 그 의미와 가치
우리 생활 모든 정보가 빅데이터이다

최근 온라인 뉴스 기사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용어가 빅데이터이다. 선뜻 보면 빅데이터가 최근에 떠오른 핫한 용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오래전부터 우리는 이미 빅데이터를 생산하고 있었지만, 그것이 보이지 않아 빅데이터라 부르지 않았을 뿐이다. 생활 빅데이터를 예로 들어보자. 우리는 삼시 세끼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운동도 하고 아프면 병원을 가는 이런 일상들을 반복하면서 라이프로그 정보들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생산한다고 해서 데이터가 되는 것이 아니고 그걸 기록하고 축적이 되었을 때 비로소 빅데이터라고 말할 수 있다. 다양한 센서기술들이 탑재된 휴대전화기는 우리 생활 데이터들을 빅데이터 화 시키는 일을 가능케 하고 있으며, 이렇게 축적된 빅데이터를 활용한 산업들이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수많은 생활 데이터 중에서 먹고 사는 것에 관한 식품 빅데이터에 대해 적어보고자 한다.

식품은 어떤 정보와 가치를 가지고 있나?
식품의 맛 정보

기본적으로 우리가 식품정보라 하면 맛과 영양성분 정보들을 들 수 있다. 맛은 굉장히 주관적인 정보이지만 우리가 맛집을 검색할 때 특정 음식점의 음식 맛을 평가한 블로그 정보들을 보고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 필자도 맛집 탐방을 취미로 하고 있어서 각종 포털의 블로그 정보들을 활용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많은 음식점에서 블로그 마케팅을 내세워 판매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2013년 외식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대다수(84.2%)는 모바일기기가 보편화된 후로 외식 생활이 변화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3.5%는 모바일 기기를 이용하여 방문할 음식점의 맛 정보들을 수집하여 방문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그림1). 외식문화가 변화하면서 스타트업과 대기업을 막론하고 다양한 기업들이 맛집 앱 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대표적인 애플리케이션으로는 포잉, 다이닝코드, 식신, 망고플레이트들이 있으며 누적 다운로드 10만 이상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처럼 식품의 맛 정보는 주관적인 정보임에도 불구하고 외식 산업적으로 활용가치가 높은 정보라 할 수 있다.

그림1. 식품의 맛 정보, 변화하고 있는 외식 트렌드
(출처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외식 트렌드 조사, 2013)


식품의 영양성분 및 생리활성 정보

식품의 영양성분 정보에 대해 크게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은 드물다. 고작 식품에 강조표시되어 있는 sugar free와 low fat 등의 정보만 가지고 본인의 기호에 맞게 구매하는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식품을 구성하는 영양성분 정보야말로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인간에게 근본적인 답을 줄 수 있는 정보이고, 구매자는 식품 영양성분 정보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 모든 식품에 대해 영양성분을 표시할 필요는 없으나 식약처에서는 식품 영양성분 표시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제6조 제1항에 따라 영양성분을 표시해야 하는 식품의 종류를 정해놓고 있다. 표시 대상 성분은 열량,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콜레스테롤, 나트륨, 그 밖에 강조표시를 하고자 하는 영양성분으로 크게 7가지를 표시하도록 되어있다.


그림2. 식품 영양성분 예시(출처 : 서울특별시 어린이 식품안전)

국내외적으로 식품의 영양성분 정보는 정부의 식품 데이터베이스에서 제공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식약처에서 구축한 FANTASY DB(http://www.foodsafetykore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식품별 영양성분 함량과 영양학적 조언 등의 정보들을 포함하고 있으며(그림3), 현재 약 13,713건의 정보가 등록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미국은 USDA DB(https://ndb.nal.usda.gov/ndb)를 만들어 농업과 식품에 대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으며, 유럽의 경우도 EUROFIR DB(http://www.eurofir.org)를 구축하여 유럽 27개국의 식품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이러한 식품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이유는 여러 산업과의 연계뿐만 아니라, 신규 사업을 융성하기 위한 취지로 식품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 미국 기업 중 일부는 USDA DB를 활용하여 헬스케어, 다어어트, 질환 개선을 위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HealthWatch 360, CaloryGuard Pro, Nutrition complete 등이 있다.


그림3. 국내 식품 데이터베이스 (http://www.foodsafetykorea.go.kr)

영양성분 정보가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대사체 정보를 중심으로 생리활성 정보들과의 연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전통식품인 김치에 vitamin, carotene, ascorbic acid 등과 같은 성분들이 함유돼 있다고 했을 때, 이러한 정보들을 텍스트마이닝 기법을 활용하여 논문의 생리활성 효능 정보들과 연결하게 되면, 체내에서 식품이 특정 질병에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될 수 있다(그림4). 이러한 정보들은 건강 기능성 식품 개발에 있어, 건강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물질을 효율적으로 탐색하고 선별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자신의 질환 감수성에 따라 선별적으로 식품을 섭취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자료를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푸드케어 서비스 산업과의 연계가 가능하다.


그림4. 텍스트 마이닝 기법을 이용한 김치의 생리활성 정보 수집예시 (출처:직접 작성)


식품 영양유전체 정보
 
많은 연구자들이 식품의 영양성분과 유전자 간의 상호작용에 대하여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과거의 식품 영양학은 각종 영양소의 구조 및 기능을 밝히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영양 유전체학은 개인의 유전적 특성과 상관관계가 높은 식품을 권장할 수 있는 개인별 맞춤영양학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사람들이 가진 유전자의 다양성에 따라 영양소 대사가 개개인의 유전적 차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Cell지에 게재된 한 논문에서는 18~70세 800명을 대상으로 같은 음식 섭취를 하게 하고 혈액 내에 glucose양을 측정한 결과에서 개인별로 glucose를 흡수하는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보고한 바 있다(그림5). 이러한 결과들은 개개인의 타고난 유전적/표현형적 특성에 따라 식품이 대사되는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는 예시라 하겠다.


그림5. 개개인의 특성에 따른 glucose 흡수량 변화 연구 결과
(출처 : Cell, Personalized Nutrition by Prediction of Glycemic Responses 2015)

식품 영양 유전체 정보는 앞으로 유전자와 표현형 그리고 영양성분과의 상관관계가 더욱 과학적으로 규명됨으로써 양질의 정보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처럼 축적된 정보들은 건강유지와 질병 예방을 향상할 수 있는 맞춤 의료와 식품 산업을 계속해서 가속하고 있다. 최근 habit이라는 회사는 개인 유전자 검사를 통해 자신에 맞는 식품들을 컨설팅 및 판매하는 서비스를 런칭하였으며 점차 개인 유전자 맞춤화 식품정보를 활용한 헬스케어 서비스들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림6. 식품 영양 유전체 정보와 맞춤 식품
(출처: R&D 동향, '영양 유전체학의 이해 및 연구동향' 재구성)

영양 유전체 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식품 정보를 제공한 국내 사례로는 한국식품연구원과 (주)인실리코젠에서 개발한 비만 인실리코푸드시스템(http://insilicofood.co.kr)을 들 수 있다. 비만 인실리코푸드 시스템은 개인의 표현형 정보(키, 몸무게, 허리둘레, 신체활동, 컨디션등)와 유전자형 정보를 기반으로 맞춤 식품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특징적인 부분은 목표 몸무게를 설정하면 현재 표현형 정보를 기반으로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식단 구성이 가능하다는 점과 개인 유전자형 정보를 입력하면 유전적으로 비만에 얼마나 위험한지 확인하고 유전자형 정보에 맞는 식품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또한, 한국식품연구원 오믹스 연구결과와 식품 정보를 연결시켜 제공해주기 때문에, 과학적 근거기반의 개인 맞춤 식품 정보 시스템 구축 사례라 하겠다.



그림7. 개인 유전체 정보기반 맞춤 식품 제공 시스템
(출처 : 비만인실리코푸드 시스템 웹사이트)


식품 이력 정보

갑자기 식품 이력 정보가 왜 나오지 하고 의아해할지 모르겠지만, 필자는 식품 빅데이터가 식품 정보의 생산부터 식탁에 올라오기까지의 정보를 포괄하는 의미를 식품 빅데이터라 정의하고자 한다. 식품의 이력 정보는 식품의 생산부터 유통까지의 일련의 정보들을 의미한다. 이러한 정보들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만드는 데 필요한 정보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정부에서 축산물에 대한 이력제 정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시스템을 통해 소의 출생에서부터 도축, 포장처리, 판매에 이르기까지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확인방법은 축산물 상품의 이력제 번호를 모바일/웹 애플리케이션에 검색하면 이력에 대한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들은 위생과 안전에 문제가 발생하면 그 이력을 추적하여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한 유용한 정보라 할 수 있다.


그림8. 쇠고기 이력 정보 활용예시

필자는 첫 도입 부분에 식품 데이터를 먹고사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식품 데이터는 단순한 정보의 개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산업적 활용가치가 많은 정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많은 정보들로부터 우리는 어떤 가치를 만들어 낼 것인가이다. 식품빅데이터가 미래에 가져올 파장을 기대하며 이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Reference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외식트렌드 조사, 2013
  • 서울특별시 어린이 식품안전
  • Cell, Personalized Nutrition by Prediction of Glycemic Responses, 2015
  • R&D 동향, 영양 유전체학의 이해 및 연구동향



작성자 : R&D센터 DS그룹
이상민 주임 연구원

Posted by 人Co

2017/03/10 11:10 2017/03/1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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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권위에 도전한 유전자 가위, 축복인가 재앙인가?
가타카(Gattaca)와 크리스퍼(CRISPR)

2016~2017년의 키워드는 4차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에 의해 자동화와 연결성이 극대화되는 산업 환경의 변화를 일컫는다. 주요 유망 분야인 로봇, 인공지능, 나노, 바이오 등 관련 기술의 변화가 우리 삶의 모든 면을 가히 혁명적으로 바꿀 수 있으므로 혁명이라 불린다. 특히 바이오 분야는 인류의 건강과 복지를 책임질 주요 분야 중 하나이다. 인공지능, 로봇, 자율 주행차, 드론, 가상현실, 사물인터넷, 3D 프린팅 등이 인류의 생산성을 위한 것이라면 바이오는 우리 인간의 건강과 복지에 직결된 핵심 분야이다. 특히 바이오 분야는 가장 유망한 분야 1위로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제치고 선두를 달린다고 한다.
그 바이오, 생명과학 분야에서 요즘 핫한 키워드가 하나 있다. 바로 [유전자 가위]인 [크리스퍼]이다. 가히 혁명이라고도 하고 황금알을 낳는 기술이라고도 한다. 이 기술을 활용하여 질병 분야에 상용화할 수 있다면 돈방석에 앉게 된다고 한다(물론 윤리적인 문제는 번외로 하더라도).




[출처:wikipedia]

유전자 가위, 즉 우리의 유전 물질인 유전자를 가위로 싹둑싹둑 잘라내서 재단할 수 있게 하는 도구이다. 우리가 생체 내에 있는 유전자를 조작하기 위한 시도는 1970년대 후반 처음 시작되었다고 한다. 바로 제한효소[Restriction enzyme]의 발견 때문이다. DNA의 특정 부위를 인식해 그 부위를 자르는 제한효소로 인해 DNA를 자르고 붙이고 이어 붙이는 유전자 조작기술이 탄생한다. 그러나 제한효소는 특정 DNA 서열만을 인식하고, 인식 부위가 6-8bp로 매우 작은 부위만을 인식해 자르기 때문에 유전서열을 구분하는 경우의 수가 적어 제한적으로 사용되어져 왔다. 이러한 제한효소의 한계 때문에 전체 유전체 길이가 수천 bp인 작은 생물 내에서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었다.



[출처:en.wikipedia.org]

제한 효소로 유전자 조작을 통해 특정 질병을 대상으로 유전자 조작을 하고자 한다면 정확하게 필요한 부위를 잘라내야 하는데 정밀하게 원하는 부위에 작용 해서 절단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 왜냐면 우리 염기 서열은 A, T, G, C의 네 가지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6bp를 인식하다면 4,096의 경우의 수를 인식하게 되고 8bp라면 65,536개를 판별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우리 사람은 약 30억 염기 서열로 되어 있는데 제한효소가 인식하는 부위가 단 한 곳에서만 있다고 볼 수 없다. 반복 부위가 있기 때문에 이 부위에서 모두 절단되어 버리고 새로운 염기서열로 대체하게 되면 우리 몸의 구성은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제한 효소의 단점 때문에 새로운 유전자 조작을 하기 위하여 징크핑거(Zinc-Finger)와 탈렌(TALEN)등을 통해 새로운 유전자 가위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대체재도 인식부위가 10bp로 짧아서 활용성과 효과 면에서 낙제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크리스퍼(CRISPR)라고 하는 세균에서 새로운 유전서열을 발견하게 된다. 최근 들어 이 부위가 각광을 받게 되었지만, 이 부위는 이미 1987년에 일본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크리스퍼는 '주기적 간격으로 분포하는 짧은 회문(Palindrome)구조의 반복 서열'(CRISPR, 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이다. 시퀀싱 기술의 발달 덕분에 많은 유전체가 해독되고 이를 이용하여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내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게 된다. 그 중에서 상대적으로 길이고 짧고 해독하기 쉬운 세균의 유전체도 밝혀지게 되는데 세균의 서열 중에 특이한 회문 구조를 가진 부위를 발견하게 된다. 이는 두 회문 서열 사이에 세균의 서열이 아닌 전혀 다른 21bp의 서열을 가진 특이한 서열을 가진다고 한다.


[출처:Business Insider]

이 21개의 서열을 조사해보니 박테리오파지에서 발견되었다. 바이러스인 파지가 증식을 위해 세균으로 침투해서 증식한 후 숙주를 파괴하고 다시 밖으로 나오게 되는데 세균의 관점에서 반가울 리 없는 파지를 방어해야 하는 면역기작이 필요하게 되고 그 바이러스를 기억하기 위해 바이러스의 서열을 몸 일부에 저장했기 때문이다. 세균이 바이러스로부터 자기 자신을 지켜내기 위한 자기방어시스템, 즉 면역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세균은 단세포 이상을 가진 생물로 에너지원만 있다면 스스로 성장하고 번식도 할 수 있지만, 바이러스는 스스로 번식을 할 수 없으므로 숙주 즉 세균에 기생하면서 번식을 한다.
바이러스는 숙주를 감염시킬 때 자신의 DNA를 세포 내에 주입하고 숙주의 DNA 서열에 바이러스 자신의 DNA를 끼워 넣는다.



[출처:rna.berkeley.edu]

그러면 숙주는 스스로 번식과 생명활동을 위해 자신의 DNA를 번역해내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자기 자신뿐 아니라 바이러스를 생산해낸다. 이때 만약 숙주가 바이러스를 제거하지 못한다면 숙주는 바이러스로 가득 차게 되고 숙주는 결국 세포가 터져 죽게 되면서 바이러스를 주변에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래서 숙주인 세균은 바이러스를 방어할 자신만의 면역체계를 갖추게 된다. 자신의 DNA에 포함된 바이러스의 서열을 인식해서 추적하고 파괴하는 독특한 면역체계를 구성하게 된다. 세균은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크리스퍼 시스템을 이용하여 바이러스의 일부 서열을 잘라내어 자신의 DNA 일부분을 잘라내어 보관하게 되는데 이 보관된 영역이 바로 크리스퍼이다.

바이러스의 일부 서열을 뽑아서 회문 구조 사이에 21bp로 저장했다가 이를 나중에 바이러스의 서열과 비교하여 일치하는 부위가 있다면 이를 인식하여 잘라버려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것이다. 물론 제한된 시간 내에 세균이 이를 처리해야 한다. 만약 살아남은 세균이 있다면 이는 후대에 유전되어 다음 세대에서는 면역력을 갖추게 된다. 세균이 바이러스의 서열을 찾아내면 캐스나인(Cas9)이라는 단백질이 바이러스를 분해시킨다. 유전 물질인 DNA는 RNA로 전사되고 이 RNA가 다시 단백질로 번역되는데 Cas9이 바이러스의 DNA가 RNA로 전사되면 그 RNA를 인식하여 잘라버리는 가위 역할을 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이 인식부위가 제한효소나 Zinc-Finger와 달리 길이가 21bp이기 때문이다. 21bp 부위를 인식한다는 이야기는 4,398,046,511,104의 경우를 구분해 낼 수 있어서 정확한 부위를 탐지하여 손상 혹은 변이된 서열을 찾아내서 잘라내고 치환시킬 수 있게 된다.

이러한 크리스퍼의 발견 덕분에 유전자 조작이 손쉽게 가능해졌다. 즉 수정란에 Cas9과 RNA를 주입함으로써 간편하게 새로운 형질을 가질 수 있도록 유전자 조작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러한 크리스퍼-캐스나인 기술이

  • 암과 에이즈 등 난치병 치료
  • 고기능의 GMO 작물 개발
  • 멸종 동물의 복원

등에 적용 가능해지면서 이 유전자 가위 기술이 주목받게 된 것이다. 더불어 인간은 인간을 포함한 거의 모든 생명체의 유전자를 조작할 수 있는 슈퍼 가위를 가지게 되었고 이는 가히 신의 영역에 접근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바이오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윤리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이 유전자 가위로 유전자를 조작하였을 때 DNA 복구 과정이나 혹은 표적에서 벗어나 유전자가 잘리는 등의 부작용에 대한 문제도 해결되어야 한다.

이러한 유전자 가위 기술이 난치병이나 생물 다양성 복구 등 많은 문제를 해결해 인류의 건강과 복지를 증진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설레게 한다.

그러나 유전자 가위기술이 상용화되고 안정화되었을 때를 상상해 본다면...



그 상황을 가정한, 비록 흥행에서 실패해 우리에게 유명하지 않은 영화가 하나 있다. 영화 제목은 가타카. 1997년 개봉된 영화로 에단 호크, 주드 로, 우마 서먼 등이 출연하였다. 영화 내용을 잠시 살펴보자면 가까운 미래에 유전공학의 발달 때문에 사람의 피 한 방물, 소변 등 신체 조직에 내재된 유전정보를 통해 그 사람의 질병 발병률과 성격, 성적 취향에서부터 예상 수명에 이르기까지 그 사람의 거의 모든 것을 판별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지게 된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우주항공회사, 가타카(Gattaca)의 가장 우수한 인재인 제롬 머로우는 외모, 능력, 지식, 우성유전자를 가진 10점 만점에 9.3점의 점수를 가진 우수한 인재다. 자신의 꿈이자 토성의 위성 타이탄을 탐사하러 가게 될 임무 대기 중이던 어느 날, 탐사 감독관이 살해되게 되면서 살해범을 찾는 수사가 진행된다. 이때 주인공은 자신의 가짜 신분이 노출될까봐 노심초사하게 된다.

사실 그는 제롬 머로우가 아니라 빈센트 프리맨으로, 위조된 신체조직을 통해 우월한 유전자를 가진 '적격자' 신분을 획득하게 된 가짜 제롬이다. 즉 그는 엄격한 선발제도를 가진 가타카에 입사할 수 없는 '부적격자' 신분인 빈센트이기 때문이다.

  • 주) 적격자, 부적격자: 유전자 판별 시스템으로 인간의 질병, 성격, 건강상태, 예상 수명을 판별하여 적격자와 부적격자로 구분함.

그 이유는 부모님의 사랑으로 태어난 아이 빈센트는 유전검사를 통해 약한 심장과 근시가 있게 되며 30살 즈음에 죽게 된다는 예측시스템 아래 그는 '부적격자'로 분류되어 사회에서 하급 인생을 살아야 하는 운명을 가졌다.

당시의 사회는 유전공학과 우생학을 기반으로 '유전자 조작'을 통해 태어난 아이와 자연으로 생긴 아이를 구분하여 사회적 지위를 구분하는 사회였다. 부모의 자연 임신 때문에 상대적으로 열성인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는 질병, 성격, 수명 등에서 상대적으로 열세하다고 판단하며, 유전자 조작으로 부모의 유전자 중 해가 되는 돌연변이를 제거 후 우성 유전자만을 가진 아이는 상대적으로 우월한 등급을 받을 수 있는 유전자 기반의 계급사회다. 시스템에 의해 부적격자로 분류된 빈센트는 그 후 정말로 근시 때문에 안경을 쓰게 되고,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동생 안톤보다 키도 작고 체력적으로 열세이며 부모에게서도 차별받는다. 그러다 우주 탐사라는 꿈을 안고 성장하게 되고 마지막으로 늘 동생에게 지기만 했던 수영경기에서 노력과 정신력으로 동생을 이기고 자신의 꿈을 찾아 집을 떠나버린다. 예정된 그의 운명과 신분 때문에 어떤 시험이나 면접에서도 통과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우주항공회사에서 청소부 생활로 전전하던 중 꿈을 포기할 수 없었던 빈센트는 위험한 도박을 벌이게 된다. 바로 유전적으로 열성한 사람 즉 부적격자에게 가짜 증명서를 파는 신분 세탁 중개인을 통해 신분 상승을 꿈꾸게 되고 중개인의 소개로 유진 머로우와 만나게 된다. 즉 유전자를 팔려는 유진과 제공받은 유전자를 통해 신분 상승을 꿈꾸는 빈센트에게는 최상의 선택인거다. 유진이 가진 유전적 우성 인자는 빈센트를 좌절하게 했던 시험과 면접을 통과 시켜 줄 것이고 유진에게는 돈을 벌어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으니.

결국 꿈을 이루기 위하여 유진의 가짜 샘플을 자신의 샘플로 조작하여 피 한 방울, 머리카락, 타액 등으로 인간의 우월성을 판별하는 시스템과 사회를 속이면서 가타카에 입사하게 된다. 비록 겉으로는 큰 키에 잘생긴 외모를 가졌지만, 유전적으로는 여전히 심장 질환과 근시의 유전자를 가진 상태로. 이후 탐사 임무 대기 중 감독관이 살해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드라마화한 영화다.

영화의 제목 가타카(Gattaca)는 DNA 염기서열인 아데닌(A), 티민(T), 구아닌(G), 사이토신(C)으로 되어 있는데 DNA에서 작명한 것이라고 한다. 당시의 시스템과 사회는 유전적으로 우성인자를 가진 즉, 오직 유전자로만 신분이 결정되는 사회가 된다. 유전자 조작이 자유롭게 가능하므로 부모와 의사는 태어나기도 전에 우수한 우성 유전자만 남겨 두고, 열등한 열성인자는 제거하여 질병 노출 등 결점이 될 수 있는 유전자는 미리 제거하고 우수한 신체 조건을 가진 '인공아이'를 낳게 된다. 자연스럽게 우성 vs 열성이라는 두 유전적 차이로 '적격자'와 '부적격자'로 구분되는 사회가 되어 버린다. 물론 유전자 조작을 통해 태어난 아이만 적격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유전자 조작 없이도 준수한 외모와 머리가 좋은 사람은 적격자가 된다. 다만 유전자 조작을 하는 이유는 부적격에 해당하는 요소들을 미리 제거하고 태어나는 것이 '적격자'가 될 확률이 훨씬 높을 거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 주) 유전정보 제공자의 이름인 유진 머로우 중 유진(Eugene)은 우성 유전자를 뜻하기도 한다. 즉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라서 아마도 유진 머로우 라고 이름 지었을 것이다. 생물학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BLAST 프로그램을 개발한 사람도 유진 마이어(Eugene Myers)인데 이분도 우월한 유전자를 타고난 사람일까?

사람의 피 한 방울로 그 적합성을 점수로 판단하여 연애 상대 혹은 채용 대상자로 분류할 수 있게 되었고 돈만 내면 병원에서 부모에게서 받은 정자와 난자에서 유전자를 수정하고 편집하여 결함을 제거해준다. 물론 더 많은 돈을 낸다면 제삼자로부터 제공된 우수한 유전자를 삽입시킬 수도 있다.

이 영화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그냥 영화로만 간과하고 지나칠 부분은 아닌 것 같다. 질병 해방, 유전자 조작기술의 윤리적 문제, 차별과 계급사회, 인간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 등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유전자 조작기술의 발달은 질병으로부터의 독립과 해방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기도 하지만 그로 파생될 사회의 변화도 예의주시하고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명대사로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THERE IS NO GENE FOR THE HUMAN SPIRIT"

 


작성자 : BS실 이규열 부실장

Posted by 人Co

2017/02/03 10:42 2017/02/0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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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The Cancer Genome Atlas (TCGA)the Internal Cancer Genome Consortium (ICGC) 같은 대규모 암 유전체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각기 다른 여러 기술적 플랫폼을 이용하여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가 생산되고 있으며, 이러한 양질의 데이터를 자신의 연구에 활용하고자 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전산적인 기술이 부족한 과학자들의 경우 유전체 데이터를 통합, 탐구, 분석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국가 단위의 연구 프로젝트 결과를 연구자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분석 도구나 결과를 요약해 놓은 웹 페이지가 생겨나고 있다. 그중 암 유전체 연구에 있어서 매우 유용한 정보 사이트가 cBioPortal이다. cBioPortal은 암 유전체 연구자들의 데이터 접근장벽을 낮추기 위해서 개발되었으며 이를 이용하면 암 유전체 데이터로부터 새로운 생물학적 통찰력, 치료, 임상시험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cBioPortal에 대하여

cBioPortal은 다양한 층위의 암 유전체 데이터를 탐색하고 분석하며, 그 결과를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포탈 사이트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암 조직이나 세포로부터 생산될 수 있는 유전체, 후성 유전체, 전사체, 단백질 발현체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연구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분석, 정리하여 그 결과를 제공하고 있다. 샘플과 유전자, 그리고 pathway 정보들에 따른 유전적 변화를 관찰할 수 있고 그 결과는 임상 정보와 연계되어 있다. 포탈에서 제공하는 기능을 보면 유전적 수준의 결과를 네트워크 및 생존 분석, 환자 중심 정보와 같은 다양한 플랫폼에서 여러 방법으로 가시화하여 제공한다. 이 글을 통해서 cBioPortal에 대한 소개 및 실질적인 활용방법을 설명하여 사용자들이 필요한 연구에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cBioPortal은 각 유전자, 샘플, 그리고 데이터 타입에 따라 시각화 및 분석을 가능하게 하여 다차원적인 암 유전체의 탐색을 용이하게 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암 연구의 샘플에 따른 유전자 변형 패턴을 시각화할 수 있으며, 다양한 암 종의 연구 결과에서 유전자 변이 빈도(gene alteration frequency)를 비교할 수 있다. 그리고 포탈에서는 생물학적 pathway 탐색, 생존분석, 유전자 변이 간의 상호 연관성 분석, 선별적 데이터 다운로드, 프로그래밍적 접근이 가능하며, 논문에 발표할 수준의 잘 정리된 시각화 결과를 제공한다.

cBioPortal에는 체세포 변이(somatic mutation), 유전자 수 증폭 또는 소실(DNA copy-number alterations, CNAs), mRNA와 microRNA(miRNA) 발현, 유전자 메틸화(DNA methylation), 단백질 또는 인산단백질(phosphoprotein)의 양과 같은 형태의 데이터가 통합되어 있으며, 데이터는 Cancer Cell Line Encyclopedia (CCLE) 같은 10개의 이미 논문화된 연구와 TCGA 파이프라인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20개의 연구 결과가 포함되어 있다.

주요 검색기능 및 결과

cBioPortal에 있는 게놈 데이터는 웹 페이지에서 질의 또는 다운로드를 하거나 R이나 MATLAB과 같은 프로그램 패키지를 이용하여 접속할 수 있다. 사용자는 단일 연구 또는 여러 연구 결과에 대한 질의가 가능하고, 각각의 암 샘플에 관련된 유전적 변형도 확인해 볼 수 있다.

1. 질의 방법
cBioPortal의 첫 페이지를 보면 포탈에 있는 전체 암 종과 각 연구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가 트리 형태로 나와 있다(Fig 1). 사용자는 관심 있는 암의 종류와 암 종에 대한 각 연구 결과를 선택하고, 보고자 하는 유전자 정보(한 개 이상)를 넣고 검색을 실행한다. 연구를 선택할 때 단일 또는 여러 연구를 포함하여 질의가 가능하며 기존에 다른 사용자들이 정의한 유전자들(gene set)을 선택하여 진행할 수도 있다.

< Fig 1. 단일 연구 질의 실행방법 >


2. 질의 결과들
질의를 수행하고 나면 전체 결과의 요약 정보를 포함한 10개의 결과와 그 결과를 다운로드 받거나 즐겨찾기를 할 수 있는 정보들이 하위 메뉴 형태로 제공된다. 각각의 결과는 시각화되어 제공되고 직관적으로 수치적인 정보도 확인이 가능하다.

아래는 각각의 결과에 대한 정보이다.

2-1. OncoPrint
: OncoPrint는 각 실험정보에 대한 질의 유전자들의 변이 결과를 시각적으로 축약하여 표현한 결과이다(Fig 2). 각 유전자에 대한 변이정보, Copy Number Alteration(CNA), 유전자 또는 단백질 발현의 변화량을 색깔 별로 표현하여 보여주며 각 샘플에 대한 부가적인 정보는 블록에 마우스를 가져갔을 때, 확인할 수 있다.



< Fig 2. OncoPrint tab >


2-2. Mutual Exclusivity
: 암의 생물학적 기능은 다른 유전자나 다양한 기능의 작용에 의하여 조절된다. 이런 상황에 대한 유전자 간의 관계 정보가 상호 배타성(Mutual Exclusivity)이고, 이와 반대되는 개념이 동시 발생(co-occurrence)이다. 즉, 한 유전자의 발현이나 변이가 다른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거나 증가시키는 현상을 나타낸다. 두 유전자 간의 관련성은 odd ratio (OR)로 계산하여 제공하며 결과에 대한 신뢰성은 Fisher’s exact test를 통해 표현되어 있다 (Fig 3).

< Fig 3. The Mutual Exclusivity tab >


2-3. Correlation Plots
: cBioPortal에서는 유전자의 변이나 증폭, 소실에 대한 결과뿐 아니라, mRNA, 단백질 발현량 또는 DNA methylation과 같은 결과 간의 관계도 시각화하여 보여주는데 correlation plot 결과가 이에 해당한다.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각 유전자에 대한 다른 데이터의 관련성을 다양한 그래프의 형태로 보여준다. 각 유전자의 발현 패턴과 질병과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고, 여러 샘플 중 어느 샘플에서 유전적 변이가 발생했는지 찾을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Fig 4). 그 결과는 그래프에서 마우스를 점에 갖다 대면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 Fig 4. The Plots tab >


2-4. Mutations
: 변이(Mutation) 결과에서는 각 유전자의 nonsynonymous 변이정보(아미노산 서열이 변경된 경우)를 볼 수 있는데, Pfam protein domain 정보를 토대로 모든 변이의 단백질에서의 위치와 종류, 변이가 일어난 샘플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Fig 5).

< Fig 5. The Mutation tab >

2-5. Survival
: 암 유전체 연구에서 중요한 정보 중 하나가 변이 발생과 환자의 생존과의 연관성이며, 이것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생존율 분석(survival analysis)이다. 생존율 분석은 Kaplan-Meier 방법으로 계산하며, Disease-free survival은 더 이상 암이 진행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생존율을 계산한 결과이다(Fig 6).

< Fig 6. The Survival tab >

2-6. Network
: Network는 암에서 변이가 발생한 유전자들 간의 연관성을 network 형태로 보여주는 결과이다(Fig 7). Human Reference Protein Database (HPRD), Reactome, NCI, 그리고 Memorial Sloan-Kettering Center (MSKCC) Cancer Cell Map의 유전자간의 상호 연관성 정보를 가지고 network를 보여주며, 유전자의 변이가 많은 유전자일수록 붉은색으로 표현된다. 오른쪽 메뉴에서 선택하면 cancer와 연관되어 있거나 FDA에 승인을 받은 약물과의 연관성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 Fig 7. The Network tab >


글을 마치며

유전자의 염기해독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시간적, 비용적인 지출이 줄어들고 있으며, 이로 인해 기존에 진행되었던 암 유전체 연구의 스케일이나 결과가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암과 같은 질병은 한가지 요인보다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생겨나고, 그 원인을 찾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만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 다수의 견해이다. 대단위의 암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하려면 암에 대한 전공지식뿐만 아니라 전산적, 통계적 지식과 기술이 필수적이나 모든 연구자가 그러한 능력을 갖추는 것은 단시간 내에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나름대로 생물정보학적인 연구를 진행했었던 경험으로 볼 때, 자신의 연구분야에 대한 최신 정보를 습득하는 일도 쉽지 않은 상황에 기초부터 생물 정보학을 연마하는 것은 시간 낭비일 수 있다고 보며, 앞서 소개한 것처럼 관련 전문가들이 구축한 정보들을 우선하여 살펴보고 그 이후에 어떻게 자신의 연구와 연결할 것인지를 고민해보는 것이 현실적으로 현명한 판단이라 생각한다. cBioPortal 이외에도 많은 유용한 정보가 온라인에 공개되고 있으니 많은 연구자들이 잘 활용하여 좋은 연구 결과의 결실로 연결되기를 바란다.



작성자 : Codes실 오태윤 책임컨설턴트 

Posted by 人Co

2016/11/25 17:04 2016/11/2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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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MB 2016 참석 후기

습하고 무더웠던 지난 7월 여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생물정보학 및 시스템 생물학 선도하는 ISMB(Intelligent Systems for Molecular Biology) 2016 학회가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참석하고 싶어했으나 올해에는 저와 이규열 팀장이 대표로 포스터 발표를 위해 참석하였습니다.



미국은 거대하고 다양한 볼거리가 많기에 평소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지만, 복귀 후 처리해야 할 업무를 생각하면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특히 올랜도라는 지역은 2016년 성 소수자를 향한 총기 난사 사건이라는 좋지 않은 기억이 강하게 남아있었습니다.

어찌되었건 처음 무거웠던 마음을 내려놓으니 해외라는 기대와 설렘이 생겼고 학회참석을 위해 7월 7일 새벽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군대 행군을 생각하면, 14시간 정도야 무어가 힘들겠냐는 섣부른 자신감과 그간 밀린 잠이나 실컷 자야겠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시작된 비행은 2시간도 채 안 되어 저려오는 무릎과 쑤셔오는 허리, 끊어질 것 같은 목의 통증이 시작되었고 이동하는 동안 불만이 많았던 KTX의 편안함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직항이 없는 까닭에 미국 댈러스에서 비행기를 갈아탔는데, 도착 당일 댈러스 백인 경찰을 향한 저격으로 흑백갈등 시위 및 집회의 소식은 저를 불안하게 했지만, 플로리다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조용하고 편안한 일상이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2003년 사스(SARS)로 전 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을 때 정작 당사자인 중국에선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조용했던 것처럼 정작 본인은 괜찮은데 주변에서 너무 법석을 떤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 체크인 하고 받은 출입키와 안내서들 >

첫날 예약한 숙소는 학회가 열리는 스완&돌핀(Swan & Dolphin) 호텔에서 차로 20분 정도 떨어져 있는 힐튼 호텔이었습니다. 역시 관광도시라 그런지 숙소 주변은 온통 푸르고 깨끗하고 영화에서 봤던 모습 그대로여서 한국에 남아있는 걱정 따윈 순식간에 잊을 수 있었습니다. 여장을 풀고 가볍게 산책이나 하고 저녁이나 먹을까 싶어 숙소 근처에 있는 디즈니 스프링스라는 곳을 한 바퀴 휙 돌았는데 볼거리가 너무 많아 저녁 10시까지 걷는 강행군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역시 디즈니 세상은 아이들의 꿈과 모험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온갖 볼거리와 쇼핑거리를 선보여 주었고, 이를 보며 시종일관 고국에 두고 온 아들이 정말 좋아했을 텐데라며 아쉬워하는 한 아버지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니 부성애가 무엇인지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습니다. 유아용 미키마우스 면티를 하나씩 사 들고 숙소로 복귀한 후 48시간이나 되었던 길고 긴 첫날 하루를 마무리하였습니다.


< 만족스러운 크기의 공짜 커피 >

이튿날 숙박객에게 제공하는 공짜 커피 쿠폰으로 커다란 커피를 하나씩 들고 학회가 열리는 스완&돌핀 호텔로 이동했습니다.호텔에 도착한 후 간간이 돌아다니는 사람 중에 등 뒤에 포스터가 들어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둥글고 기다란 통을 메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어디로 가야할 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보였기에 제대로 찾아왔다는 걸 재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학회 첫날이어서 그런지 학회 접수장은 예상과 달리 한산한 풍경이었고, 다소 의외였지만 줄도 안 서고 기다리지 않아도 되니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 학회 참가 접수장 전경 >

접수를 마치고 누구나 그렇듯 학회 안내책자를 펼쳐 어떤 것들이 있나 확인하고 들을 만한 세션 선별을 위해 스케줄 표를 살펴보는데, 각 세션을 테마별로(Data, Disease, Genes, Systems 등) 친절하게 아이콘으로 표시되어 있어 동그라미 치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별거 아닌 거에 UX의 중요성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학회 이름에 걸맞게 빅데이터나 가시화 같은 주제들이 적잖이 있어 상당한 기대감으로 일정을 잡았습니다.


< 메인 컨퍼런스 오프닝 행사장 >

학회 진행이나 프로그램은 이전 내용과 크게 달라지진 않은 것 같습니다. 학회 3일간의 일정은 하루가 시작되면 아침과 저녁으로 1시간씩 Keynote 발표를 하고, 5가지 형식(OP, WK, SS, TP, TT)으로 구성된 세션 발표가 있는데 TP(Technology Paper)의 경우는 각각 20분씩 진행됩니다. 세션 발표가 모두 끝나면 포스터 발표로 하루 일정이 마무리되는 형식이었습니다.

< 키노트 발표 모습 >

3일 동안 있었던 여섯 편의 키노트 발표는 각 분야에서 이름이 알려진 연사들이 최근의 이슈와 현재 진행 중인 연구들을 발표하여 참석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암이나 단백질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보다는 생물정보 기술의 전반적인 소개와 최근 주목받는 머신러닝과 인공지능에 대한 컴퓨팅 알고리즘이나 질병 진단 자료를 이용한 텍스트마이닝을 통한 질병 관계 정보 확인 등에 관심이 갔고, 앞으로는 역학과 유전체가 함께 갈 수밖에 없지 않겠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테마별 Technology Presentation >

테마별 세션발표는 주로 유전체와 단백질체에 대한 연구분야에서 알고리즘을 이용한 속도 향상과 대용량 데이터 처리를 위한 다양한 기술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단백질 패스웨이 분석의 경우는 Spark 이용한 것도 있었고, PubMed와 GO 등 이미 생물정보 분야에선 기본이 되는 DB에 대한 텍스트마이닝 결과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통합해 유용한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인지에 대한 연구 결과도 보이고, 문헌데이터에 대한 생물정보 기반의 텍스트마이닝과 자연어처리 기술을 적용해 단백질 네트워크 분석 등에 적용된 사례를 보며 텍스트 역시도 데이터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NGS 분석 및 네트워크 분석을 주제로 하는 것에선 효과적인 가시화 방법을 공유하고 싶었으나 안타깝게도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관한 내용이 주가 되고 이렇게 표현되었다 정도의 설명뿐이라 다소 아쉽기도 했습니다. 가시화 부분은 아직까진 전산 엔지니어의 영역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듯 합니다.

Deep Genomics란 곳에선 리암 니슨 닮은 분이 나와 그룹에서 진행하고 있는 Deep Binding 연구분야를 소개하고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하며, 생긴지 몇 년 안 된 그룹으로 현재 20여 명 정도로 앞으로도 생물정보 인력 충원을 위한 구인 중임을 어필했는데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하는 구인광고 보다는 이렇게 직접 대상을 찾아와 함께하기를 권유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방법이지 않을까 싶고 학회를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끼는 저로선 처음 보는 모습이라 적잖이 신선해 보였습니다.


< Oral Presentation 을 위한 소회의장 >

첫날 Oral Presentation 세션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해 주제와 상관없이 2명의 연사가 발표하는 것을 들었는데, 발표는 질문까지 포함해 5분 안팎으로 끝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들었던 것은 RNA 실험 및 분석 프로토콜에 관한 것으로 실험을 기반으로 하는 발표였기에 생물학 기본이 부족한 상태라 자료를 미리 보고 갈 필요가 있음을 느꼈습니다.

< 가시화 도구 포스터와 발표장 풍경 >

포스터 발표는 A부터 P까지 카테고리로 굵직굵직하게 구분해 전시되었는데, 주로 암을 대상으로 하는 질병 유전체 분석, 변이분석, 서열분석, 네트워크 분석을 위한 알고리즘과 시스템 환경 구축 등 다양한 시도들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적잖은 포스터에서 클라우드 기반의 분석결과를 제시하는 것을 보았는데 이제 생물정보를 위한 시스템 환경은 클라우드가 필수가 된 거 같습니다.

현재 수행 중인 과제에 도움이 될까 싶어 대용량 데이터 분석과 가시화를 위한 도구를 개발하고 소개한 포스터에 그나마 관심을 두고 유심히 확인해 보았는데, 그래픽 분석은 Apache Spark를 이용하는 것이 이제 대세가 된 듯합니다. 대부분이 분산환경에서 Spark를 실행하고 결과를 출력해 보여주는 도구들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학회 일정이 끝나고 발표시간에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확인할 것들만 잔뜩 만들어서 돌아오게 되어 스스로를 한탄할 수밖에 없었지만, 개인 맞춤형 유전체 분석 시대를 위한 전세계 연구자들의 노력 결과가 차츰 구체화 되고 있음을 눈으로 확인할 기회였으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생물정보 전문가들에 의한 다양한 주제가 다루어져 유용한 결과들을 접할 수 있는 학회가 되기를 바라며, 참석 후기를 마칩니다.


이미지 출처
- ISMB 2016 홈페이지 : https://www.iscb.org/ismb2016

성자 : 대전지사 Development팀
양성진 책임개발자

Posted by 人Co

2016/11/11 10:00 2016/11/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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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야외 활동을 즐기는 9살 우리 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가장 큰 것 중 하나는 우주 탐사와 해저 탐사이다. 아동 과학 도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얘깃거리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아마도 현실의 지식으로 해석되지 않은 신비로움일 것이다.
유한한 삶을 갖는 생물의 가장 기본적인 본성은 자손 번식이다. 바다 밑 깊은 곳을 비롯해 극한과도 같은 환경에도 생물은 관찰되는데, 오랜 세월 나의 자취를 남기기 위해 유전물질을 이용해 다음 자손에게 전달하고 변화되는 환경과의 상호 작용에 반응하며 변화를 축적해 종을 이어가는 것을 우리는 진화라 표현한다. 즉, 진화는 어떠한 환경이든 내 종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으로 최선을 다해 진행되고 있고 이는 심해 속 생물들의 특징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그 첫 번째로 발광기관을 들 수 있다. 심해 속 동물들은 대부분 자웅동체이다. 넓디넓은 바닷속에서 자기 짝을 찾아 종족 번식을 한다는 것은 확률적으로 계산이 안 될 정도로 적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 자웅동체로 진화됐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 않은 경우, 이를 대신해 발달한 것이 발광기관이다. 캄캄한 바닷속에서 나와 같은 종족을 찾기 위해 무엇보다 크게 자극이 될만한 것은 빛이다. 이러한 발광 기관은 짝을 찾는데도, 먹이를 유인하거나 포식자를 피하거나 하는 데도 사용된다.


사실 수컷 아귀의 경우 태어나는 순간 부터 짝짓기를 위해 암컷을 찾아다닌다. 아귀는 어렵게 찾아낸 암컷을 절대 놓치지 않는 방법으로 몸을 하나로 만드는 방법을 택했다. 수컷은 암컷의 배를 물어 암컷의 피부가 본인과 연결되게 한 후 점차 하나의 몸으로 되게 하는데, 수컷의 입이 뒤로 이동해 아가미에 물을 공급하기 유용하게 변형되고 결국 수컷은 암컷의 부속물처럼 되어 영양분을 공급받게 된다. 곧, 암컷은 언제든 정자를 공급받게 되는 자웅동체와 같은 형태로 이후 종족을 이어 가게 된다.

두 번째는 근육 조직의 퇴화이다. 같은 면적당 동물의 밀집도가 극히 낮은 심해에서 먹이 대부분은 마린 스노우라 불리는 큰 생선들의 부식잔해물이다. 고래와 같은 큰 물고기가 죽고 나면 부패하여 심해로 떨어지는 눈과 같은 잔해물을 청소하듯 먹고 산다. 넓은 심해에서 살아 있는 생물을 헤엄쳐 잡아먹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에너지원이 될 먹이를 어쩌다 먹게 되는 생물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해야 하고, 이를 위해 택한 방법이 에너지를 소비하는 근육을 점점 퇴화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심해 동물은 젤라틴 소재와 같이 특수한 재질로 되어 있으며, 이는 밀도가 물보다 낮아 물에서 쉽게 이동할 수 있다고 한다.


출처: http://m.blog.naver.com/vpaula/100144753111,
Blob fish라 불리는 물고기로 젤라틴성의 물질로 몸이 구성됨.

세 번째는 근육조직 퇴화와 유사하게 소화기관의 퇴화이다. 앞서 밝혔듯 대부분이 살아있는 생물을 잡아먹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다. 마린스노우를 비롯해 암컷 아귀의 몸에 붙어 영양분을 공급받는 기생과도 같은 경우 외에도 박테리아와의 공생관계를 통해 소화기관을 최소화하고 삶을 살아가는 예도 있다. 심해담치류의 경우 몸의 일부에 박테리아가 잘 서식할 수 있도록 하고 이후 박테리아가 배설하는 부산물을 그대로 공급받으며 본인의 소화 기관을 모두 퇴화 시키는 경우가 그러하다.



출처 : http://www.fmkorea.com/393870071 심해담치류

깊은 바닷속 생물들은 어려운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동안 근육과 소화기관을 퇴화시키면서도 가장 안정적으로 종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진화되었다. 진화는 1859년 촬스 다윈이 종의 기원에서 소개한 자연선택설에 기초하여 현재의 종이 환경과의 보다 적극적인 상호작용으로 탄생했다고 밝히고 있다. 심해라는 환경은 그러한 의미에서 앞서 언급된 점 외에도 높은 수압에 쉽게 이퀄라이징이 가능한 시스템을 비롯해 외부적인 자극이 거의 없는 즉 스트레스가 없는 환경에서 전체적인 생체 시계가 느리게 진행되는 점들이 진화의 결과물로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 된다. 최근 진화 연구는 다양한 유전체 연구를 통해 가속화되고 있고 이를 근간으로 흥미로운 환경에 적응된 종과 그 관련 유전적 기반이 무엇인지 밝히고자 하는 노력이 한창이다. 유한한 삶을 영원히 이어가고자 하는 종의 본능을 연구하기에 소재가 가득한 바닷속이다.


작성자 : R&D센터 BI그룹
신윤희 책임연구원

Posted by 人Co

2016/09/23 16:19 2016/09/2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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